작년 당기순손실 14억원···법인세 22억원 감안 시 당초 흑자 가능성
영업손실 6100만원, 코로나19 여파···업계 “경영현실 감안 시 일부 선방” 지적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안국약품이 지난해 당기순손실과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여러 경영현실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당기순손실 원인은 세무조사 추징세액(추징금) 등 법인세로 판단된다. 코로나19 여파가 있었지만 이를 줄여 영업손실 폭을 줄였다는 분석이다.
22일 안국약품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안국의 지난해 매출은 1433억6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100만원 적자와 13억8800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9.4%, 81.6%, 198.9% 하락한 실적이다. 이처럼 안국약품의 지난해 실적이 부진한 것은 맞다. 하지만 세무당국 세무조사와 이에 따른 추징세액, 코로나19 여파 등 외부 요인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안국약품은 올 2월 지난해 경영실적 잠정수치를 공시했을 당시 ‘법인세 납부액 증가에 따른 당기순이익 감소’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실제 안국약품은 지난해 21억6643만7176원 법인세를 납부한 것으로 확인된다. 지난 2019년 3372만6601원 법인세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금액이다.
이와 관련, 업계는 이같은 법인세 증가는 세무조사 추징세액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한다. 실제 안국약품은 지난해 6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으로부터 정기세무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안국약품이 지난해 서울청에 납부한 추징세액은 감사보고서나 사업보고서를 통해 확인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공시된 법인세에 대표이사 본인에게 부과된 소득세를 추정해 합치면 세무조사 추징세액을 추산할 수 있다는 논리도 제기한다. 반면 상장기업의 세무조사 추징세액을 법인세로 추산하기 힘들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복수의 회계사는 “법인세만으로 조사 추징세액을 추정하는 것은 어렵고 그 근거도 약하다”며 “공시한 대로 법인세 납부액 증가로 인해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본 것을 맞다고 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영업손실의 경우 안국약품은 지난 2월 ‘코로나19로 인한 병의원 내원환자 감소에 따른 의약품 매출 감소로 인한 매출액 및 영업이익 감소’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지난해 불어 닥친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안국약품 매출이 9.4%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 하락률이 10%를 넘는 제약사들도 적지 않다. 동화약품 11.4%, 삼천당제약 10.6%, 코오롱생명과학 12.9%, 명문제약 14.4%, 한올바이오파마 18.3%, 일성신약 16.1% 등이다.
코로나19 여파와 사실상 리베이트 이슈가 진행 중인 안국약품 입장에서는 영업손실 폭을 최대한 줄였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복수의 소식통은 “지난 2019년과 비교했을 때 2020년 수출 규모가 유지됐고 판매관리비를 지속적으로 줄여 허리띠를 졸라 맨 것이 눈에 띈다”면서 “회사 경영 악재에도 불구하고 영업손실 폭을 최소화했고 세무조사가 없었으면 당기순이익도 가능했다는 점을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향후 안국약품 실적을 좌우할 변수는 현재 진행 중인 불법 임상시험과 리베이트 재판 결과로 예상된다. 현재 불법 임상시험 재판은 지난 5일로 예정됐던 공판기일이 변경된 상태다. 리베이트 재판은 오는 4월 6일 공판기일을 앞두고 있다.
복수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진해거담제 시네츄라와 순환기용제 애니텐션 등 안국약품만 갖고 있는 독자품목이 적지 않다”며 “지난해 경영실적은 관점 차이에 따라 여러 가지로 볼 수 있지만 외부 요인을 감안하면 일부 선방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안국약품 직원 수는 42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9년 말 기준 461명에 비해 38명 감소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