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부터 티록 할인율 9%로 확대···기존 현금 3%, 파이낸셜 5%
트레일블레이저, XM3 등 경쟁모델 대비 경쟁력 떨어져···1~2월 판매 140여대 그쳐

폴크스바겐코리아는 지난달 소형 SUV 티록 디젤 모델을 국내 출시했다. / 사진=폴크스바겐코리아
티록. / 사진=폴크스바겐코리아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폴크스바겐코리아가 지난 1월 말 출시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록’의 할인율을 늘린다. 신차임에도 판매 부진이 이어지자 출시 2개월도 되지 않아 할인율을 2배 가까이 확대한 것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코리아는 이날부터 티록 할인율을 9%로 확대할 예정이다. 티록은 출시 당시 현금 3%, 파이낸셜 서비스 5% 할인을 제공했으나 브랜드 내 다른 모델 대비 낮은 할인율 탓에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다.

폴크스바겐코리아가 할인을 늘리는 일은 자주 있던 일이지만, 이번처럼 중순경에 갑작스레 할인을 확대하는 경우는 드물다. 일반적으로 수입차 업계는 매달 초나 말경에 프로모션 혜택을 정하고 그달 판매 현황에 따라 다음달 할인 정책을 정한다.

관련해 업계에선 티록 판매 부진이 폴크스바겐코리아의 예상치를 넘어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순에 갑작스레 할인을 늘릴 경우 바로 전에 구입했던 고객들의 불만이 클 수 있으나, 이를 감수하더라도 판매를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3월은 1분기 실적 마감 시기이기 때문에 할인을 늘리는 경우가 많지만, 중순경에 갑자기 할인폭을 확대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게다가 할인폭이 2~3배 가까이 늘어나는 건 이례적이다”고 설명했다.

폴크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공식 프로모션은 아니고 딜러사별로 할인을 늘리는 것으로 안다”고 선을 그었다.

티록이 할인을 늘리는 것은 앞서 언급했듯 판매 부진 영향이 크다.

자동차 시장 조사기관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티록 판매는 지난 1월 40대, 2월 103대에 그쳤다. 티록은 폴크스바겐코리아가 처음 국내에 들여오는 모델로 2030세대를 중심으로 판매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높은 가격대와 사양 문제로 외면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출시한 한국GM 트레일블레이저와 르노삼성자동차 XM3가 경쟁력 있는 가격과 품질로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상황에서, 티록은 이들 차종보다 1000만원 이상 비싸다. 게다가 같은 브랜드의 상위 차급인 티구안은 14% 이상 할인을 하고 있어, 티록과 가격 차이가 500만원도 나지 않는다.

여기에 티록은 3500만원이 넘는 가격에도 1열 통풍시트, 전동시트, 열선스티어링 휠 등 국내 소비자들 선호도가 높은 편의사양이 빠져있으며 후방카메라도 최상위 트림에만 적용됐다. 또 국내에선 디젤모델만 판매하고 있는 점도 판매 부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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