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로 선물 받아도 방문해서 교환해야
온라인 사용하려면 등기 또는 방문 필수
[시사저널e=변소인 기자] #정아무개씨는 생일을 맞아 카카오톡으로 롯데 모바일상품권을 선물로 받았다. 평소 사고 싶은 전자제품이 있었던 정씨는 모바일상품권으로 인터넷 구매를 하려고 했지만 불가능했다. 롯데 모바일상품권은 교환권어서 롯데백화점이나 롯데마트에서 롯데지류상품권으로 교환 후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씨는 가까운 롯데마트에 가서 지류상품권으로 교환했지만 엘포인트로 교환하는 것에는 실패했다. 엘포인트로 교환하려면 롯데백화점 내에 있는 롯데카드센터를 방문하거나 등기우편을 보내야 했다. 정씨는 엘롯데에서 제품을 봐뒀지만 방역 우려와 번거로움으로 근처 롯데하이마트에서 제품을 구매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언택트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지만 백화점 상품권의 경우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러있다. 특히 롯데와 현대백화점 상품권의 경우 지류 상품권에서 바로 온라인 사용이 불가능하다. 핀 번호 등 바로 온라인으로 등록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따라서 백화점을 직접 방문하거나 유가증권 등기우편으로 보내야만 온라인으로 사용할 수 있다.
정씨는 “생일 때 백화점 상품권을 선물로 자주 받는데 사적인 모임을 삼가면서 모바일상품권으로 받았는데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었다”며 “코로나19 시대에도 아직 이런 방법을 고수 중이라니 놀랍다. 시간 낭비일 것 같아서 7000원을 더 주고 하이마트에서 구매했다”고 말했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정씨는 방역 수칙을 준수하고 있고 사적인 모임을 삼가는 편이었기 때문에 백화점으로 방문해야만 얻을 수 있는 엘포인트를 받기가 꺼림칙했다. 게다가 유가증권 등기우편의 경우 가격이 비싸고 포인트가 들어오기까지 1~3일 가량 걸리기 때문에 그 사이에 엘롯데 이벤트 기간이 끝나서 이벤트 포인트를 받을 수도 없게 돼 오프라인 구매를 택했다.
현대백화점도 마찬가지다. 현대백화점 역시 온라인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백화점을 방문하거나 등기우편을 통해 지류상품권을 보내야 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언택트 소비와 관련해서 현대H몰에서 온라인 선물하기 기능 등을 선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언택트가 가능하다”며 “상품권의 경우 사건,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보안 문제로 스크래치 등을 도입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스크래치 식으로 긁어서 온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도입하지 않았다”며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개선을 검토하고 있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반면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5만원, 10만원 상품권에 한해 바로 온라인 사용이 가능하다. 지류상품권에 스크래치가 있어서 이를 긁으면 온라인에서 등록해 사용할 수 있다. 백화점을 방문하거나 등기우편을 보낼 필요가 없다. 1000원, 1만원 상품권의 경우 타사와 같은 방식이지만 5만원, 10만원은 편리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지난해 8월 이마트는 신세계 위조 상품권 유통 정황이 의심된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가짜 상품권이 다량 유통되면서 피해가 발생했다. 위조범들은 핀번호를 입력해 사용한 상품권에 다시 은박을 덮어서 판매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신세계 상품권의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SSG페이나 백화점, 이마트 앱에 들어가서 해당 상품권 핀번호를 입력하면 사용된 것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넣어놓고 한국조폐공사에도 홀로그램 보안성 강화를 의뢰해 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상품권과 지폐 모두 위조 가능성은 있지만 이를 보완해서 개선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보안을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이런 특징이 실제로 부분 반영돼 나타나고 있다. 중고거래 앱이나 카페, 맘카페 등에서는 타사 백화점 상품권을 신세계 상품권으로 교환하려고 하는 이들이 많다. 이들은 교환 사유로 다양한 사용처, 온라인 사용 편리성 등을 들었다. 아파트관리비, 스타벅스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데다 5만원 상품권, 10만원 상품권의 경우 온라인에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