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투자 주류된 20·30세대, 美기술주 집중보유···국채금리 인상에 타격↑
3월에도 테슬라 관련주·레버리지ETF 집중매수···고위험 투자 ‘현재진행형’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미국 국채금리 인상으로 테슬라·애플 등 미국 기술주가 급락하면서 이른바 ‘서학개미’의 출혈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서학개미들이 테슬라·애플·아마존 등 이른바 성장주로 분류되는 미국 기술주를 집중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을 놓고 20·30세대들이 해외주식 투자에 대거 뛰어들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기도 한다. 최근 기술주가 조정을 받는 과정 속에서도 20·30세대가 중심인 서학개미들은 여전히 고위험 투자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 서학개미 ‘기술주’ 집중···금리인상發 손실↑

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 중인 해외주식 종목은 테슬라로 전날 기준 보유규모가 77억9699만6056달러(8조8940억원)에 이른다.

보유금액 기준 나머지 최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테슬라와 같은 부류의 미국 기술주들이다. 2위는 애플로 33억4824만6059달러고 3위는 아마존으로 15억3809만6528달러다. 4위는 구글의 지주사인 알파벳으로 10억3408만4799달러, 5위는 엔비디아로 10억1268만65달러다. 6위는 마이크로소프트, 7위는 미국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ETF인 INVSC QQQ S1이다.

8위는 미국의 장난감 및 보드게임 판매회사 해즈브로다. 9위는 미국 ETF운용사 아크인베스트가 테슬라 등 혁신기업에 집중투자하는 ARK INNVTION ETF이고 10위는 팔란티어테크놀로지스로 정부기관과 대기업에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IT기업이다. 해즈브로를 제외하면 최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9개 기업이 미국 IT기업인 셈이다.

이를 놓고 20·30세대가 중심인 서학개미들이 자신들이 선호하는 기술주 주식을 집중매수했기 때문이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최근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해외주식 투자자 가운데 30대가 37.0%, 20대가 27.5%로 전체의 64.5%가 20·30세대였다.

지난해 1월 당시 서학개미 중 20·30세대 비중은 36.8%에 불과했는데 당시에는 보유규모 10위권에 워런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나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뱅가드의 채권 ETF 등이 이름을 올렸었다.

하지만 20·30세대 서학개미들의 미국 기술주 편애는 결과적으로 최근 투자손실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미국 증시에서 성장주로 분류되고 있는 기술주들이 맥을 못추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이날 310.99포인트(2.41%) 급락한 12609.16에 장을 마감했다. 테슬라 주가도 전장보다 5.84% 급락한 563달러로 장을 끝냈는데 이는 1월 하순 고점대비 33%나 떨어진 수치다. 서학개미들이 두 번째로 많이 들고 있는 애플의 주가 역시 이날 4.2% 급락했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 20·30 서학개미, ‘테슬라 대박’ 잊지 못하나

20·30세대가 중심인 서학개미들의 고위험 투자성향은 쉽사리 바뀌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달 들어 8일까지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주식 역시 테슬라로 순매수 규모는 1억4708만달러였다.

2위는 팔란티어테크놀로지스였고 3위는 ‘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ULL 3X’이었다. 이 종목은 반도체 섹터에 투자하는 3배 레버리지 ETF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고위험 상품이다.

4위는 게임개발엔진업체 유니티소프트웨어이고 5위는 스팩종목인 ‘ARCLIGHT CLEAN TRANSITION CORP’다. 이 스팩은 미국 전기버스 1위 업체인 프로테라와 합병이 예정되어 있다.

6위 ‘PROSHARES TRUST - ULTRASHORT 20YR TREASURY’는 미국 재무부 장기채권(20년 만기) 금리지수를 추종하는 ETF로 2배 레버리지상품이다. 7위 ProShares UltraPro QQQ는 나스닥 100지수 추종하는 ETF로 3배 레버리지 상품이다.

8위는 이스라엘 헬스케어기술 기업인 NANO X IMAGING ORD이고 9위는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업체 인 TSMC, 10위는 엔비디아다.

팔란티어테크놀로지스와 유니티소프트웨어, ARCLIGHT CLEAN TRANSITION CORP는 범테슬라 테마주로 분류될 수 있다. 팔란티어테크놀로지스와 유니티소프트웨어는 모두 지난해 9월 뉴욕 증시에 상장했는데 테슬라 투자로 유명해진 글로벌 자산운용사 아크인베스트가 투자하면서 젊은 투자자들로부터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프로테라 역시 미래차 관련주다.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따른 우려로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의 비중이 줄고 가치주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장세 속에서도 20·30세대가 중심인 서학개미들은 오히려 테슬라와 연관된 美기술주와 레버리지ETF를 집중 매수하는 등 고위험 성향의 투자를 포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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