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상반기 내 ‘비스포크 홈’ 제품 17개 출시
주력 제품 비스포크 냉장고, 신공법 도입 및 생산 효율화
홈 인테리어 수요 노려 제품 판매 확대 효과

9일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 전시된 삼성전자 비스포크 홈 전경 / 사진=윤시지 기자
9일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 전시된 삼성전자 비스포크 홈 전경 / 사진=윤시지 기자

[시사저널e=윤시지 기자] 올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개인 ‘맞춤형’ 가전을 앞세워 국내 가전 시장 경쟁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신제품 출시와 함께 국내 가전 매출 80%를 채우겠다는 강수를 두고 나섰다. LG전자도 지난해 출시한 ‘오브제컬렉션’ 제품군을 확대하며 프리미엄 가전 수요를 공략한다. 올해 양사 국내 시장을 놓고 맞춤형 가전 경쟁이 한층 치열할 전망이다. 

9일 삼성전자는 온라인 ‘비스포크 홈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고 신형 비스포크 홈 제품군을 공개했다. 올 상반기 중 냉장고, 세탁기, 정수기, 건조기, 신발관리기, 에어컨 등을 포함한 신제품 17개를 출시한다. 기존 주력 제품인 주방 가전 뿐만 아니라 세탁‧건조기, 의류관리기 등 거실과 침실 등까지 적용될 제품군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사장은 “삼성전자 국내 가전 매출에서 비스포크 매출 비중을 80%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며 “2019년 비스포크 제품 출시 이후 다양한 컨셉을 적용하면서 삼성 가전 사업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6월 비스포크 냉장고를 시작으로, 그랑데AI 세탁기‧건조기 등 제품군을 선보였다. 지난해 말 기준 비스포크 가전 국내 누적 출하량은 100만대를 돌파했다. 주력 제품인 냉장고는 지난해 말 전체 비스포크 가전 출하량의 75% 이상을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4도어 타입에 정수기까지 탑재한 신형 비스포크 냉장고를 내놓는다. 냉장고 패널 색상도 대폭 늘린다. 기본 제공되는 22종 외에도 360종 색상을 추가로 선택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여러 색상 패널을 적기 공급하기 위해 신공법을 개발해 도입했다. 

삼성전자는 신제품 품질 보증 서비스 기간도 늘렸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홈 제품을 포함한 2021년형 신제품을 시작으로 냉장고 핵심 부품인 ‘디지털 인버터 컴프레서’와 세탁기‧청소기 등의 ‘디지털 인버터 모터’를 기한 없이 무상으로 수리 또는 교체해 주는 평생보증 서비스를 운영한다. 기존 무상수리 기간은 10년(건조기는 12년)이었다. 이밖에도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가전 사업 확대를 위해 디자인, 제조, 콘텐츠 업체와의 협력을 지속할 방침이다.

/사진=윤시지 기자
삼성전자의 신형 비스포크 냉장고 패널은 총 360가지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 사진은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 전시된 색상 샘플들. /사진=윤시지 기자

 

◇삼성, 주문제작도 소품종 대량 생산처럼…‘대중화’ 중점

삼성전자는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 생산 효율화에 공을 들였다. 신형 비스포크 냉장고는 구매자가 360종의 색상 패널을 선택할 경우, 주문제작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그러나 기존 소품종 대량 방식과 다르지 않은 가격대와 적기 공급을 목표한다.

신형 비스포크 냉장고 패널에 도입된 신공법은 기존에 제조사가 선정한 색상을 중심으로 페인트를 미리 만들어 대량양산 하는 방식이 아닌 주문이 들어오면 디지털 방식으로 색을 조합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대비 공정은 복잡하고 많아졌지만, 제품 주문부터 설치까지 시간을 2주 수준을 목표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냉장고 패널을 제조하는 신공법 기술과 장비를 약 1년간 협력사와 공동 개발해왔고 현재 관련 특허를 출원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된 신제품부터 디지털 인버터 컴프레서나 모터 등 핵심 부품을 평생 무상수리 및 교체해주기로 했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용부담을 최소화했다. 이기수 생활가전사업부 개발팀장 부사장은 “그간 해당 부품에 대한 10~12년 품질 보증을 시행하면서 많은 데이터를 얻었다”면서 “이 같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품질 보증 기간을 늘리면서도 비용부담을 낮추려는 고민을 해왔다. 이에 평생 보증하더라도 기존 품질보증보다 추가되는 비용은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LG전자도 올해 오브제컬렉션으로 고급화 전략 강화

같은 날 LG전자도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2월 한 달 간 ‘LG 오브제컬렉션’이 포함된 가전 제품을 구매한 사람 중 약 50%가 오브제컬렉션 제품을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LG 베스트샵에서 오브제컬렉션 구매자 중 약 40%가 3가지 이상 제품을 동시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맞춤형 가전이 여러 가전을 한 번에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상품 전략으로서의 효과를 입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지난 2018년 11월 선보인 주문제작 방식 '오브제' 제품군을 지난해 10월 '오브제컬렉션'으로 확장했다. 기존 LG 오브제가 협탁식 냉장고와 같이 가전과 가구를 융합한 프리미엄 수요에 집중했다면, LG 오브제 컬렉션은 다양한 재질과 13가지 색상 선택을 제공하고 제품군을 11종으로 늘렸다. LG전자는 올해 에어컨과 청소기를 추가해 오브제컬렉션을 총 13개 제품군으로 확대한 데 이어 추후 제품군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에서도 맞춤형 가전으로 경쟁할 전망이다. 양사 모두 맞춤형 가전 제품군을 올해부터 북미 등 해외 선진 시장에 본격 출시한다. 다양한 디자인을 주문제작 방식으로 소화한다는 점에선 오브제컬렉션과 비스포크는 유사하다. 국내 시장에선 점유율 경쟁이 심화할 전망이다. 특히 생활가전 매출 중 30%를 국내에서 내고 있는 LG전자가 시장 입지를 지킬지 주목된다.

양사 사업 전략은 단일 제품이 아닌 여러 맞춤형 제품을 한 번에 구매하도록 하는 상품 전략이다. 개인 맞춤형 디자인 특성상 소비자가 공간 통일감을 주기 위해 단일 제품이 아닌 단일 브랜드의 여러 맞춤형 가전제품을 함께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국내 가전 시장 점유율 경쟁이 맞춤형 가전 중심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홈 인테리어 수요가 코로나19 여파로 점차 늘어나면서 맞춤형 디자인 제품을 구매하는 수요가 성장세"라면서 "가전 제조사들의 최종 목표는 맞춤형 가전 개념을 생활가전 제품군 전반에 도입해 공간에 어울리는 자사 제품을 함께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G 오브제컬렉션 사진 /사진=LG전자
LG 오브제컬렉션 사진 /사진=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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