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회원국 소비자물가지수 올 초부터 큰 오름세
국내 소비자물가도 상승세 지속
농축수산물 10년래 최대폭 증가
[시사저널e=이용우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국내 물가상승률도 높아져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최대폭 상승세를 기록했다. 갈수록 서민 물가 부담이 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OECD에 따르면 회원국들의 올해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1.5% 올랐다. 이는 지난해 12월의 1.2%보다 더 큰 폭의 오름세다.
OECD 회원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초 들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회원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1월 2.4%에서 같은 해 5월 0.7%까지 떨어진 뒤 다시 1%대로 올라섰으나 작년 4분기에는 3개월 연속 1.2%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해 들어 가파르게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도 지난해 12월 1.6%에서 올해 1월 1.7%로 높아졌다.
주요 국가별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보면 독일은 작년 12월 -0.3%에서 올해 1월 1.0%로 올랐고 같은 기간 프랑스(0.0%→0.6%), 이탈리아(-0.2%→0.4%) 등도 가파른 우상향 흐름을 보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각 국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진행한 대규모 경기 부양책과 최근 백신 보급에 따른 경기 회복 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다.
국내 사정도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00(2015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 올랐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해 2월(1.1%)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지난해에는 10월부터 12월까지 0%대 물가가 이어진 바 있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유독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 보면 상품과 서비스가 각각 전년 동월 대비 1.9%, 0.5% 올랐지만 농축수산물은 16.2% 올라 2011년 2월(17.1%) 이후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이 중 농산물은 1년 전보다 21.3% 뛰었다. 2011년 1월(24.0%)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축산물 역시 14.4% 올라 2011년 6월(16.1%) 이래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달걀의 경우 AI 피해로 공급은 줄었는데 명절 수요는 늘어나면서 41.7% 뛰었고, 돼지고기(18.0%), 국산쇠고기(11.2%) 등도 많이 올랐다.
반면 공업제품은 0.7% 내렸다. 전기·수도·가스도 5.0% 떨어졌다. 무상교육 등 정책 영향에 공공서비스는 2.1% 내렸다. 집세는 한 해 전보다 0.9% 오르며 2018년 3월(0.9%)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전세와 월세 상승률은 각각 1.2%, 0.5%를 나타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축산물과 서비스 가격이 오르면서 상승 폭이 커졌다”며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물가 상승요인이 있어 상승세가 이어질 것 같다는 예측은 가능하나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