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 올해 주총서 최대주주 관련 인사 두 명 선임 예정
아프로파이낸셜대부 공격적 주식 매입으로 최대주주 지위 위협
전문가들 “경영권 목적 아닌 단순 투자일수도”
[시사저널e=이용우 기자] JB금융그룹 두고 삼양사와 OK금융그룹 계열사인 아프로파이낸셜대부 간 지분 경쟁이 커지는 분위기다. OK금융은 작년부터 JB금융 지분을 공격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이런 와중 JB금융이 올해 이사회 인사 일부를 당국의 지적에도 최대주주인 삼양사 측 인물들로 채울 예정으로 알려지면서 경영권 방어에 미리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삼양사가 올 초부터 적극적으로 JB금융의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하면서 양 주주 간의 지분 경쟁이 심해지는 모습이다.
◇JB금융, 당국 지적에도 삼양사 관련 인물 사외이사 등에 선임
5일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은 이달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김지섭 비상임이사와 성제환 사외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새로 이사회에 들어올 인물들은 모두 최대주주 삼양사와 관련 있는 인물이다. 김지섭 비상임이사 후보는 삼양홀딩스에서 부사장을 맡고 있다.
성제환 사외이사 후보는 2019년까지 휴비스의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휴비스는 삼양홀딩스와 SK케미칼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화학섬유 소재 기업이다. 현재 삼양홀딩스와 SK디스커버리스가 공동최대주주다. 성 사외이사 후보는 JB금융 계열사인 전북은행 후원으로 운영되는 JB문화공간의 대표로도 활동하는 등 JB금융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업계는 최대주주와 관련 있는 인사가 이사회에 들어오게 되면 이사회의 독립성이 약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작년 하반기에 금감원은 JB금융에 경영유의사항 7건을 통보하면서 그 중 하나로 ‘비상임이사제도 운영시 견제장치 강화’를 지적한 바 있다. 이런 지적에도 최대주주와 관련된 비상임이사와 사외이사가 이사회에서 활동할 경우 자칫 최대주주로 인한 경영 독립성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OK금융의 JB금융 지분 매입, 영업 확장 목적일까
JB금융의 이사회에 최대주주와 관련된 인사가 선임되는 이유로는 지난해부터 발생한 아프로파이낸셜대부와의 지분 경쟁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아프로파이낸셜대부는 지난해부터 공격적으로 JB금융의 지분을 매입하면서 작년 말 국민연금을 제치고 2대 주주로 올라섰고, 특히 최대주주인 삼양사의 지분율과의 격차도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아프로파이낸셜대부는 작년 11월4일 JB금융 주식 244만2040주를 매입하면서 당시 2대 주주였던 국민연금보다 많은 주식수를 가지게 됐다. 지분율은 8.0%에서 9.24%로 높아졌다. 당시 최대주주인 삼양사의 지분율은 10.57%로 격차는 1.33%밖에 나지 않았다. 주식수 차이는 262만주 밖에 나지 않아 아프로파이낸셜대부가 다시 대규모 주식 매수에 나설 경우 최대주주가 뒤바꿀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삼양사도 올해 들어 JB금융 주식 매입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양사는 이달 4일 JB금융의 보통주를 68만7091주 매입, 지분율을 13.03%까지 끌어올렸다고 공시했다. 올해 들어 본격적인 주식 매입에 나선 것인데 이를 두고 업계는 아프로파이낸셜대부의 지분 매입에 대한 최대주주 지위 방어 차원으로 보고 있다.
금융업계는 아프로파이낸셜대부가 JB금융 지분율을 높이면서 JB금융을 발판 삼아 은행업계 진출을 노리고 있다고 판단한다. 이미 OK금융은 JB금융과 함께 2016년 11월에 안다라은행 지분을 인수하며 이 은행의 최대주주가 됐고, 이 외에도 한국씨티그룹캐피탈과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 등을 인수하면서 국내외 은행권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2014년엔 OK저축은행을 출범, 현재 SBI저축은행과 업계 선두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프로파이낸셜대부의 JB금융 지분 확대에 의구심을 가지면서도 일단은 단순 투자 성격이 크다고 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분 매수를 통한 최대주주가 된다 해도 경영에 직접 참여할 없고, 주주 권한 행사도 사외이사 추천 정도에 그칠 것”이라며 “국내 은행은 규제가 심해 당국 눈치도 봐야한다”고 말했다.
구경희 SK증권 연구원은 “은행의 소유와 경영 분리는 전세계적인 불문율이기 때문에 은행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낮게 본다”며 “JB금융의 펀더멘탈이 좋아지고 저평가 요인 때문에 (OK금융이 JB금융에) 투자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 외의 가능성은 외부에서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