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25일 오후 2시 온라인 사내 간담회 진행
이해진·한성숙, 성과급 논란에 ‘스톡옵션’ 강조···노조 “일방적 입장 전달 유감” 반발
김범수, 인사평가 논란에 “사내 문화 경고등 켜진 것”

한성숙 네이버 대표. / 사진 = 네이버
한성숙 네이버 대표. / 사진 = 네이버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최근 성과급 및 인사평가 논란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같은 날 같은 시간 직원 달래기에 나섰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한성숙 대표는 성과급 논란에 ‘스톡옵션’을 강조했고,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인사평가 논란에 대해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문화라고 강조했다.

이 GIO와 한 대표는 25일 오후 2시부터 온라인으로 진행된 사내 간담회 ‘컴패니언 데이’에 참석해 최근 성과급 배분 기준을 두고 이어진 직원들의 불만에 대해 ‘스톡옵션’을 강조했다.

3000명이 넘는 임직원이 참여한 이번 간담회에는 220개가 넘는 사전질문이 취합됐다. 별도 메신저 계정을 통해서도 실시간으로 질문을 받았다. 네이버는 오는 27일부터 행사 가능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과 보상 관련 질문이 많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스톡옵션과 별개로 이날 간담회에서는 성과급 지급기준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그럼에도 네이버는 이날 세부적인 보상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날 한 대표는 2019년부터 시행 중인 ‘전 직원 스톡옵션’이 다른 기업과 차별화된 보상 구조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새로운 도전이 성장해서 결실을 맺기까지 바로 매출로 가시화되지 않는 것이 인터넷 비즈니스의 특성”이라며 “장기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보상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성장을 위한 움직임을 보여준 조직을 중심으로 보상하고 있다”며 “직원들도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연봉과 인센티브 외에도 타 기업과 다르게 시총 규모가 매우 큰 상장사로서는 드문 전 직원 스톡옵션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 대표는 “글로벌 움직임에 맞는, 차별화된 새로운 복지 제도를 고민 중이다. 총 보상 차원에서 동종업계 최고 수준이 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 노조는 이날 간담회 직후 낸 보도자료를 통해 “회사 측의 일방적인 입장 전달 외에 어떤 것도 사우들의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않았다”며 “소통을 빙자한 회사의 일방적인 의사소통에 노동조합은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특히 많은 사우가 실시간으로 질문을 보냈음에도 답변하기 유리한 것만 골라서 답변 한다든가 '업계 최고'임을 주장하기 위해 예시로든 사례는 일관된 기준도 없이 회사의 논리에 유리한 방향으로 취사선택한 점 등은 오히려 직원들을 실망시켰다”고 말했다.

노조는 사측이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할 때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 사진 = 카카오
김범수 카카오 의장. / 사진 = 카카오

같은 날 김범수 의장은 오후 2시부터 카카오 직원들과 진행한 ‘브라이언 애프터톡’에서 “사내에서 누군가를 무시하거나 괴롭히는 행위는 없어야 한다”며 최근 불거진 인사평가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김 의장은 “이번 이슈는 사내 문화에 경고등이 커진 것”이라며 이번 “인사제도 문제도 있지만 직장에서 누군가를 해를 끼치거나 해를 끼칠 의도는 없어야 한다. 적어도 카카오 내에서 인간의 존엄이나 배려에 대해서는 절대 무시하거나, 해치거나, 멸시하거나, 괴롭히는 행위는 없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7일 카카오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내용을 토로한 '유서'가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현재 카카오는 조직장 외에도 동료 직원들이 나를 평가하는 '다면평가' 시스템을 운영 중인데, 이 중 '이 사람과 다시 함께 일하시겠습니까?"라는 항목이 있다. 이 질문에 동료들은 ▲함께 일하고 싶다 ▲상관없다 ▲함께 일하고 싶지 않다 ▲판단 불가 등으로 답변할 수 있다.

논란이 된 점은 동료 평가 결과를 전사 평균값과 비교해 당사자에게 알려준다는 것이다. 내부 직원들은 동료 중 나와 일하기 싫은 사람이 전사 평균 대비 얼마나 많은지 공개하는 건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우리는 완벽히 불완전한 존재이지만 실수했을 때 어떻게 반응하고 사과하느냐에서 회사의 문화가 드러난다”며 “성숙하고 멋있는 문화를 만들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카카오 공동체는 건강한 조직이 됐으면 한다”며 “부딪힘이나 충돌은 당연히 있을 수 있으나 회복이 잘 되느냐가 중요하다. 내 주변을 살피고 다독여주는 것이 잘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카카오는 인사평가 제도 등을 논의하는 사내 간담회를 오는 2일 추가로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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