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등급 고신용자 카드론 금리 하락 두드러져···카드론 금리 상승세 ‘주춤’
저신용 대상 금리는 소폭 감소에 그쳐···9~10등급 취급 카드사 불과 2곳
은행권 대출 규제로 카드론 찾는 고신용자 늘어···저신용자 부담 가중 전망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카드론으로 눈을 돌리는 고신용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1~4등급에 해당하는 고신용자 대상의 카드론 금리 하락폭이 두드러지면서 두달째 상승세던 카드론 평균금리가 하락세로 전환했다.
반면 저신용자 대상 금리는 소폭 감소에 그치면서 고신용자와 저신용자 간 카드론 금리 차이가 커지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고신용자와 저신용자 간 카드론 금리 '부익부 빈익빈' 현상으로 저신용 차주들의 대출 문턱이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2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1월 말 표준등급 기준 평균 카드론 금리(운영가격)는 평균 12.69%로 전월(13.32%) 대비 0.63%포인트 하락했다.
카드사들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지난해 10월 13.24%, 11월 13.26%, 12월 13.32%를 기록하며 두달째 상승해왔으나 올해 들어 하락 전환했다. 고신용자 중심으로 카드론 금리가 떨어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월 말 기준 7개 카드사가 1~2등급에 적용하는 평균금리는 9.54%로 전월(9.91%) 대비 0.37%포인트 낮아졌다. 3~4등급 역시 한달 새 13.86%에서 13.09%포인트로 0.77%포인트 내리면서 전체 표준등급 구간 중에서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반면 저신용자인 7~8등급에 대한 평균금리는 지난해 12월 말 19.36%에서 지난 1월 말 19.07%로 0.29%포인트 하락하면서 금리 하락폭이 가장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신용등급이 낮은 구간인 9~10등급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아예 카드론을 취급하지 않는 카드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0월 9~10등급 대상 카드론을 판매하지 않는 카드사는 3곳이었으나 11월에는 4곳, 12월에는 5곳으로 늘어나면서 현재는 삼성카드와 현대카드 단 2개사만 9~10등급 대상 카드론을 취급하고 있다.
고신용자 대상의 카드론 금리는 크게 인하하는 한편 7~10등급의 저신용 차주 대상으로는 금리 하락폭이 적거나 아예 카드론을 취급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고신용자와 저신용자 간 카드론 금리차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1~2등급과 7~8등급의 카드론 평균금리 격차는 9.44%포인트였으나 1월 말에는 격차가 9.53%포인트로 늘었다.
고신용자 대상 카드론 금리 하락폭이 저신용자보다 더 큰 이유는 은행권 대출 규제 풍선효과로 고신용자의 대출 수요가 카드론에 몰리면서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궁극적으로 카드론 금리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고신용자와 저신용자 간 카드론 금리 격차가 벌어지면 고신용자가 카드론에 유입될 여지가 늘어나고 이에 따른 연쇄효과로 카드론의 주요 고객층인 중·저신용자들은 대출 절벽에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연초부터 은행권에 고신용자 대상 대출 규제를 주문하면서 카드론을 찾는 고신용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우량 차주가 늘어나면서 고신용자 대상의 카드론 대출금리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카드사 입장에서도 연체 위험을 고려해 대출을 취급해야 하므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신용등급에 따라 금리를 차등 운영하는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상환 능력이 부족한 저신용자 대상으로는 금리를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