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 프리스탠딩 규격과 다른 가구장 사이즈 구성으로 판매 유도
성장세 뚜렷하지만 수익 비중 임프루브먼트에 치중···신규수주 주택비중 높은 건 긍정적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지난 수년 간 폭풍 성장세를 보인 자이에스앤디에 대해 일각에서 부정적 평가가 새어나오고 있다. 그동안 임프루브먼트 사업부문(빌트인 가전 및 시스클라인 판매)이 회사 전체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낼 정도로 중심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해당 부문의 영업 상술로 불만을 제기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설치된 가구장 규격에 맞춘 가전 구매 어려워···자이에스앤디 통해 울며 겨자먹기 구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자이갤러리(모델하우스)에서는 지난 20일부터 내달 10일까지 한 단지의 옵션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자이 아파트이지만 가전에 대한 옵션 계약에 한해선 자이에스앤디와 체결하는 형태다. 여기에서는 냉장고, 김치냉장고, 식기세척기, 공기청정시스템 등을 선택하게 된다.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은 LG전자의 B2B(기업대상 판매상품)로 구성돼 있다.
B2B 제품은 우리가 흔히 가전전시매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품과 규격이 다르다. 미관을 중시하는 빌트인 제품이어서 다른 주방가구와 깊이를 일관되게 맞춰야 하고, 그러다보니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사용하는 사이즈보다 깊이는 좁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가로는 넓게 만들어졌다. 김치냉장고 역시 일반적인 프리스탠딩과 빌트인과는 규격차이가 있다. 일례로 일반 가정에서 흔히 쓰는 김치냉장고는 가로길이가 최소 700mm 이상인데 B2B용은 600mm로 작다.
GS건설은 해당 단지의 주방 냉장고장을 B2B 규격으로 설치했다. 김치냉장고의 경우 시중에서 가로 600mm 규모 제품은 판매하지 않는다. 즉 GS건설이 시공한 냉장고장에는 시중 김치냉장고가 들어가질 않는 것이다. 결국 시중 김치냉장고를 쓰려면 건설사가 설치한 가구장을 뜯어내야 한다. 공사로 인한 비용과 불편은 물론 새 가구인 냉장고장을 뜯는 자원낭비까지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새 가구를 뜯는 게 싫다면 건설사가 짓는 규격에 맞춰 이에 맞는 제품을 사야 한다. 물론 B2B 가전규격에 맞춘 가구장이니 소비자가 개별 구매하기란 불가능하다. 건설사인 GS건설는 자사가 연계해주는 자이에스앤디를 통해 수분양자가 구매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때문에 분양받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옵션이라지만 사실 반 강매 수준 아니냐는 불만이 나온다.
한 입주예정자는 “자이에스앤디가 내놓는 구성품이 마음에 들어서 계약한 게 아니다”라며 “가구장을 철거하는 게 수고스럽고, 이에 맞는 가구를 찾는 게 불가능해 선호도 떨어지는 제품을 울며 겨자먹기로 선택하는 것이고 이런 이들이 상당수”라고 지적했다. 식기세척기 역시 비슷한 이유로 선택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임프루브먼트 사업부문 든든한 성장동력이자 한계
이번에 잡음이 새나오긴 했지만 임프루브먼트 부문은 그동안 자이에스앤디의 성장을 견인해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지난해에는 2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직전해보다 66%나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해당 사업부분의 GS건설 의존도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꾸준히 제기됐다. 자이에스앤디의 주고객사는 GS건설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자체사업이 증가하고 있고 또 자체사업을 늘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신호로 읽힌다. 회사 역시 자체 개발을 통한 주택 공급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자이에스앤디의 지난해 신규수주는 8492억원인데, 이중 주택부문이 3919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외 임프루브먼트 부문은 1665억원이고 부동산 운영이 2908억원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이에스앤디는 2019년 새롭게 주택개발에 진출해 중소 정비사업, 청년주택 등 정책적 지원이 집중되는 니치마켓을 집중 공략해 빠른 성과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