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Z폴드2 대비 디스플레이 크기·힌지 디자인 강조
올해 10만~20만대 생산 전망
반도체 수급 차질로 생산 여력은 한계

화웨이 메이트X2 / 이미지=화웨이 홈페이지
화웨이 메이트X2 / 이미지=화웨이 홈페이지

[시사저널e=윤시지 기자] 중국 화웨이가 세번째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2’를 공개하고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2 대비 디스플레이 크기와 힌지(경첩) 디자인 설계 우위를 강조했다. 화웨이는 미국 정부 제재로 인해 스마트폰 핵심 부품 조달이 어려워졌지만 메이트X2로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시장은 올해 메이트X2 생산 규모를 10만~20만대 규모로 추정한다.  

22일(현지시각) 화웨이는 온라인 공개행사를 통해 신형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2를 소개하며 “새로운 힌지 디자인을 통해 메이트X2를 접을 경우 다른 폴더블 스마트폰과 달리 중앙의 틈을 제거하고 양쪽 두께를 똑같이 맞췄다”면서 삼성전자의 갤럭시Z폴드2와 직접 비교했다.

화웨이는 메이트X2에 8인치 내부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갤럭시Z폴드2(7.6인치) 디스플레이에 비해 더 크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화웨이가 공개한 메이트X2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은 중국 BOE가 전량 공급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미국 상무부 제재 영향으로 화웨이에 폴더블 스마트폰용 OLED를 공급하지 않았다. 메이트X2 커버윈도우 소재도 초박형 강화유리(UTG)가 아닌 투명PI 소재가 채용됐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가 미국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메이트X2는 내수용 모델로 한정적인 판매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면서 "올해 생산 10만~20만대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中 수요만 300만대?…반도체 수급 차질에 ‘발목’

이날 오후 화웨이 스마트폰 공식 판매 사이트인 브이몰에서 집계된 메이트X2 한정판매 사전예약은 290만건을 넘었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3종의 전체 출하량 300만~400만대와 비슷한 규모다. 메이트X2 가격은 256GB 모델이 1만7999위안(310만원), 512GB 모델이 1만8999위안(327만원)부터다. 사전예약에 허수가 포함된다고 해도 중국 내 수요가 건재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올해 화웨이의 메이트X2 출하 규모는 이 같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메이트X2 공급량은 10만~20만대 정도로 추정된다. 화웨이가 현재로선 부품 재고를 활용해 메이트X2를 생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메이트X2 프로세서로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설계한 기린9000을 탑재했다. 기린9000은 화웨이가 지난 10월 선보인 메이트40 시리즈에 탑재된 제품으로 TSMC 5나노 공정에서 생산됐지만 지난해 미국 정부 제재 영향으로 양사 신규 거래는 중단된 상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에 탑재될 패널을 공급받더라도 반도체 수급이 어려워진 상황”이라면서 “새해 플래그십 스마트폰 P시리즈도 출시를 앞둔 상황이라 한정된 부품을 활용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 온라인 발표 / 캡처=화웨이 유튜브
화웨이 메이트X2 온라인 발표 / 캡처=화웨이 유튜브

 

◇갤Z폴드2 따라 ‘인폴드’…디스플레이 크기‧힌지 디자인 변경

메이트X2는 전작 아웃폴딩 모델과 달리 갤럭시폴드와 같은 안으로 접는 구조다. 여기에 화웨이는 신제품 디스플레이 크기를 경쟁작 대비 키우고 힌지(경첩) 설계와 채용 소재를 바꿨다.

메이트X2는 내부 8인치, 외부 6.45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갤럭시Z폴드2와 같은 인폴딩 모델이지만 디스플레이 크기가 더 크다. 여기에 폴더블 스마트폰의 내구성 지표인 힌지(경첩) 설계도 바꿨다. 중심축을 기준으로 화면을 구부리는 갤럭시Z폴드2와 달리 메이트X2는 중심축을 기준으로 양쪽 두께를 다르게 설계해 사선으로 접히는 구조다. 이를 통해 제품을 접을 때 생기는 틈을 줄였다. 메이트X2를 펼치면 양끝 제품 두께는 두배 수준으로 차이난다. 힌지 소재도 탄소섬유 계열로 변경해 전체 무게를 줄였다. 다만 갤럭시Z폴드2보다 무게(295g)는 13g 더 무겁다.

카메라의 경우 전면 카메라를 탑재하지 않는 대신 후면에 5000만 화소 광각 카메라를 메인으로 하는 쿼드카메라를 탑재했다. 광학 줌 기능도 강화했다. 다만 메모리에 8GB 램을 채용한 점은 갤럭시Z폴드2보다 뒤처진다.

메이트X2는 화웨이 기술 역량이 집약된 제품이다. 미국 정부 제재로 스마트폰 사업 부침이 심화된 상황에서도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화웨이는 지난해 미국 정부 제재로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며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약 1억9000만대)이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했다. 최근 중저가 브랜드 아너도 매각했다.

올해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더 줄어들 전망이다. 시장은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을 예년의 반토막 수준인 1억대 초반으로 예상한다. 일본 닛케이아시아는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화웨이가 스마트폰 부품 공급사에 대해 올해 주문량을 60%이상 줄이겠다고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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