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학솔루션 영업익 비중 올해 60%대로 축소 전망
V2X·UWB 모듈 등 미래 먹거리도 개발 중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수요 감소는 변수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자료 = LG이노텍

[시사저널e=윤시지 기자] LG이노텍이 올해 전기차와 운전자지원시스템(ADAS)용 부품 사업을 확대해 전장분야 흑자 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LG이노텍은 애플 아이폰용 카메라모듈 공급을 통해 가파른 실적 성장을 이뤄냈지만 여타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며 그만큼 사업편중도 커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연내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 수익성을 끌어올려 스마트폰 카메라모듈에 편중된 사업 구조 다각화에 나선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 전장사업부 올해 하반기 중 분기 흑자 전환 가능성이 전망된다. 전장부품 사업은 지난해 4분기를 기준으로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완성차 수요가 회복된 가운데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 보급이 확산되면서 LG이노텍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전장 매출은 전년 대비 20% 성장이 예상되며, 이 경우 전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5%에 가까울 것"이라며 "올 하반기부터 구조적인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데, 주로 자율주행용 전장 카메라와 차량용 파워 모듈의 성장이 주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기차·자율주행 기술 보급 확대는 호재...미래 먹거리 준비

LG이노텍은 전장부품사업 매출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도 전년 대비 4.9% 증가한 1조187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00억~400억원대 규모로 추정되는데, 이 역시 전년 519억원 대비 100억원가량 줄어든 규모다. LG이노텍은 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콘티넨탈 등 부품기업에 차량용 모터와 파워 모듈, 카메라 및 통신모듈 등을 공급한다.

완성차 전동화 추세에 따라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과 DC-DC컨버터 등 파워모듈 판매가 늘었다. 전장부품 매출 중 15~20%가량을 차지하는 전장용 카메라모듈 매출도 성장세다. 시장에선 올해 전장부품 매출이 1조3000억원을 웃돌면서 지난해 대비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본다. 

LG전자가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와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결정한 것도 LG이노텍 전장사업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LG이노텍과 출범하게 될 합작법인의 장기적인 협력 가능성도 나온다. 

LG이노텍은 지난해 적자 사업이었던 LED 사업을 철수하면서도 전장용 LED 사업은 남겨뒀다. 수년간 적자 사업을 꾸준히 감축하면서도 3년 간 적자를 기록한 전장부품사업 연구개발 투자는 늦추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LG이노텍은 아직 시장 규모가 미미한 미래 먹거리도 준비 중이다. 커넥티드카의 기반이 되는 차량 사물 통신(V2X)과 초광대역(UWB) 기반 디지털 키 모듈 등이다. 이 회사는 내년 차량용 디지털 키 모듈을 양산을 시작하고 공급을 타진한다. V2X 통신모듈은 퀄컴 칩셋을 받아 제품화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유럽 완성차 시장을 중심으로 차량 사물 통신기술 보급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퀄컴의 차량용 통신모듈 칩셋 가격대가 높아 LG이노텍과 같은 대형 기업이 개발하기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 = 김은실 디자이너 / 자료 = LG이노텍
그래픽 = 김은실 디자이너 / 자료 = LG이노텍

◇아이폰 성수기마다 실적‧인력 출렁

LG이노텍이 전장부품 사업을 본 궤도에 올리면 높은 의존도를 보이는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 비중을 낮출 수 있다. LG이노텍은 애플의 아이폰용 카메라모듈 주요 공급사로, 주로 상위 모델의 고가 카메라모듈 공급 비중이 높다. 

그러나 애플 아이폰 판매량에 따라 실적이 출렁거리는 부작용도 있다. 지난 2019년 1분기 LG이노텍은 아이폰 판매 부진 영향으로 11분기만에 114억원의 적자를 냈다. LG이노텍 입장에선 한 식구인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죽을 쓰는 상황에서 애플이란 대형 고객사와 손을 잡은 것이 큰 성과였지만, 동시에 LED나 전장 등 여타 사업이 적자를 내면서 영업이익 쏠림이 커졌다. 지난 2019년 광학솔루션 사업 영업이익은 3708억원을 기록하면서 전사 영업이익의 92%를 책임졌다. 지난 2017~2018년 82% 수준에서 10%포인트 올랐다.

그나마 지난해부터 LG이노텍은 적자였던 LED 사업을 철수하고 기판소재 수익성을 끌어올리면서 광학솔루션 영업이익 비중이 70% 내외 수준으로 하락했다. 시장에선 올해 전장부품 사업의 흑자전환 여부가 수익원 다각화의 기로가 될 것으로 본다.

주민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사 영업이익 내 아이폰 카메라 비중은 지난해 66%에서 올해 60%, 내년 48%로 하락할 것”이라며 “반면 기판소재와 전장부품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변수도 상존한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전세계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심화하는 추세다. 코로나19에 억눌린 IT제품과 완성차 수요 회복세에 비해 파운드리 용량이 부족해 일부 업체는 부품 조달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차량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의 경우 1분기 리드타임이 기존 대비 두 배가량 길어진 26주에 이르며 1분기에 약 백만 대 규모의 차량 생산이 지연이 예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MCU 공급 부족은 올 하반기 들어 점차 개선되나 업황 변동도 주시해야 할 것으로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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