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마트, 내달부터 배달팁·최소주문금액 상향 조정
배달 서비스 구축하는 편의점, 변화 있을지 관심

배달의민족 B마트가 내달부터 배달팁, 최소주문금액을 조정한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배달의민족 B마트가 내달부터 배달팁, 최소주문금액을 조정한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배달의민족 B마트가 다음달부터 배달팁과 최소주문금액을 인상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주요 편의점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그간 업계에서는 편의점과 동일한 상품군을 배달하는 B마트에 대한 원성이 많았는데, 배달팁과 최소주문금액 조정으로 배달시장의 기존 판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B마트 배달팁을 기존 1500원에서 3000원으로, 최소주문금액은 5000원에서 1만원으로 오른다. 무료배달 기준도 기존 2만원에서 3만원으로 인상된다. 적용 범위는 B마트 서비스 전 지역이다.

B마트는 지난 2019년 11월부터 식자재와 생활용품을 포함한 5000여종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체브랜드(PB) 상품까지 출시했고, 수도권 내 30곳에 물류 거점을 마련해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주문 후 배달완료까지 30분정도 소요돼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B마트가 내놓은 서비스 방침을 두고 소비자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주문 금액이 3만원 미만 주문 건에는 3000원의 배달팁이 책정되고, 3만원 이상을 주문해야 무료배달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1만원 이하는 배달을 할 수 없다. 이는 경쟁앱 요기요가 운영하는 요마트보다도 더 비싼 수준이다. 요마트는 최소 주문금액 5000원이며, 5000원~2만원 미만은 2000원, 2만원 이상 시 배달팁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직장인 A씨는 “대형마트 대신 B마트에서 구매하는 경우에는 3만원이상 무료배송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거 같다”면서도 “평소 재택근무하거나 집에 있을 때 편의점 대신 B마트에서 주문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1만원 이하는 배달되지 않는다면 굳이 B마트를 이용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자연스레 시선은 편의점으로 옮겨지고 있다. 그간 편의점 업계는 B마트, 요마트가 슈퍼마켓과 편의점, 중소형 마트 등 소매 업종에서 취급하는 용품을 공급하고 있어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B마트가 당장 기존의 유통 시장을 흔들지 못하더라도 B마트, 요마트 등이 배달을 강점으로 인프라와 투자 여력 등을 바탕으로 공격 영업에 나설 경우 기존의 경쟁 구도에 변화가 있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실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B마트가 서울지역 정식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 매달 매출이 증가한 반면, 편의점 업체 배달 매출액은 급감했다는 분석도 있었다.

또 코로나19에도 오프라인 유통 업체 중에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했던 편의점도 지난해 수익성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른 오프라인 점포와 달리 골목 곳곳에 자리 잡은 편의점 빅2(GS25·CU)는 코로나19에도 매출은 선방했지만 수익성까지는 아니었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GS25는 지난해 연매출 6조9715억원으로 1.7%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2292억원으로 10.6% 줄었다. CU도 지난해 매출액이 6조1813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늘어난 것과 달리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7.5% 내린 162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주요 편의점들은 배달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GS25, CU 등은 전용앱과 요기요 입점 외에 포털 플랫폼과 협력해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고, 이마트24와 세븐일레븐은 배달대행업체는 물론 네이버와 카카오 배달 서비스 입점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마트24는 자체 앱을 통해 배달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배달의민족의 B마트, 요기요의 요마트 등은 그간 프로모션을 통해 소비자들을 끌어모으는데 집중해왔는데, 어느 정도 수익 기반이 안정화되자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소비자들이 변경된 금액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업계 배달 판도가 바뀔 것 같다”고 말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B마트는 지금까지 다른 온라인 배달 서비스 대비 최소주문금액, 배달료 모두 저렴했고, 프로모션 등을 더하면 오히려 무료배달인 경우가 많았다”면서 “다른 유통업체와 비교했을 때 적정 수준으로 금액을 올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