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부산·경남은행, 실적 급락···BNK캐피탈·저축은행 등 계열사도 ‘부진’
JB금융, 전북은행 선전에 힘입어 1위 맹추격···DGB금융 비은행 계열사 성장 ‘눈길’

BNK금융그룹 당기순이익 변화 추이/자료=BNK금융그룹
BNK금융그룹 당기순이익 변화 추이/자료=BNK금융그룹(단위:십억원)

[시사저널e=이기욱 기자]BNK금융그룹이 지방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지난해 연간 순익이 전년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JB금융그룹과 DGB금융그룹 등 경쟁사들은 코로나19 위기 상황 속에서도 비은행 계열사들의 선전에 힘입어 실적을 개선시키는데 성공했으나 BNK금융은 은행뿐만 아니라 BNK캐피탈 등의 계열사도 함께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2000억원 이상 차이나던 2위 그룹과의 순익 격차도 1000억원대로 줄어들었다.

9일 BNK금융이 발표한 ‘2020년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BNK금융은 총 519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5622억원) 대비 7.6% 줄어든 수치다. BNK금융은 지난 2017년 403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이후 2018년과 2019년 각각 5021억원, 5622억원의 순익을 시현하며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왔으나 3년만에 다시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BNK금융의 이번 실적 감소는 코로나19 관련 충당금 전입과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주력 계열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실적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9년 3748억원의 순익을 거뒀던 부산은행은 지난해 17.7% 줄어든 3085억원의 순익을 기록했으며 경남은행의 순익도 같은 기간 1817억원에서 1646억원으로 9.4% 감소했다.

지난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쌓은 코로나 관련 충당금은 각각 870억원과 526억원에 달한다. 또한 지난해 4분기에는 총 732억원(부산은행 421억원, 경남은행 311억원)의 희망퇴직 비용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각각 1.87%, 1.78%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포인트, 0.03%포인트 하락했다.

은행업의 부진을 만회해줘야 하는 비은행 계열사들의 성장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BNK투자증권은 전년(210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534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지만 주력 비은행계열사인 BNK캐피탈이 719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오히려 전년(789억원) 보다 낮은 실적을 거뒀다. 2019년 200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효자계열사 역할을 톡톡히했던 BNK저축은행의 실적도 166억원으로 17% 줄어들었다.

JB금융그룹(사진 위쪽)과 DGB금융그룹 당기순이익 변화 추이/자료=각 사(단위: 억원)
JB금융그룹(사진 위쪽)과 DGB금융그룹 당기순이익 변화 추이/자료=각 사(단위: 억원)

반면 경쟁사인 JB금융과 DG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들은 대부분 호실적을 거두며 그룹 성장을 견인했다. 우선 JB금융의 JB우리캐피탈은 전년(819억원) 대비 26% 증가한 1032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신차금융 시장보다 수익성이 높은 중고차 금융 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이 유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JB우리캐피탈은 기업금융, 투자금융, 개인신용대출을 중심으로 비자동차금융 사업분야의 비중도 확대하고 있다. 캄보디아의 프놈펜상업은행도 전년(206억원)과 비슷한 200억원의 순익을 시현했다.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실적이 개선된 전북은행도 JB금융의 성장에 힘을 보탰다. 전북은행은 코로나19로 인한 충당금 확대에도 불구하고 전년(1095억원) 대비 13.4% 증가한 1241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이는 일회성 요인인 이연법인세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전북은행의 법인세는 -76억원으로 전년(350억원) 보다 426억원이나 줄어들었다. 또한 전북은행은 NIM도 다른 시중은행들에 비해 높은 2.37%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그룹내 광주은행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순익이 1733억원에서 1602억원으로 7.5% 감소했다.

비은행계열사, 전북은행의 선전에 힘입어 JB금융은 지난해 총 36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3419억원) 대비 6.3% 증가한 수치다. 1위 BNK금융과의 격차도 2019년 2203억원에서 지난해 1558억원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JB금융에 밀려 아쉽게 3위에 머무른 DGB금융은 비은행 계열사들의 선전에 힘입어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DG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3323억원으로 전년(3073억원) 대비 8.1% 늘어났다. 2위 JB금융과의 격차는 346억원에서 312억원으로 소폭 줄어들었다.

DGB대구은행의 순익은 2383억원으로 전년(2823억원) 대비 15.6%나 줄어들었으나 하이투자증권의 순익이 849억원에서 1116억원으로 31.4%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2019년 112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던 DGB생명도 지난해 351억원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DGB캐피탈의 순익 역시 276억원에서 361억원으로 30.8%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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