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 시작으로 2026년까지 전용 전기차 7종 출시···2030년까지 친환경차 160만대 판매
송호성 사장 “CV, 진화하는 스마트 디바이스 될 것”···무선 업데이트 통해 성능 개선 가능성 시사
CV, 1회 충전시 주행거리 500km·제로백 3초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기아가 전용 전기차 ‘CV’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전용 전기차 7종을 출시하고, 오는 2030년까지 연 160만대 친환경차를 판매한다.
최근 기아는 애플카 협업과 관련해 잡음이 무성했지만 자체 생산하는 전기차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며, 세계 전기차 시장 선두주자로 우뚝 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9일 기아는 온라인 채널을 통해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미래 전동화 전략을 공개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앞으로 기아가 출시하는 전기차에 대해 ‘EV’라는 새로운 차명 체계를 적용한다”며 “EV라는 직관적인 차명에는 세그먼트를 정의하는 가장 혁신적인 모델이 될 것이라는 자신감과 나아가 미래 EV 시장을 선도하는 대표 브랜드가 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기아는 향후 출시하는 전기차 모델에 대해 ‘EV1’부터 ‘EV9’로 이름을 지을 계획이다. EV가 전기자동차(Electric Vehicle)의 약자인 점을 고려하면, 모델 이름을 ‘전기차’로 짓겠다는 부분에서 기아의 자신감을 알 수 있다.
가장 먼저 선보이는 전용 전기차 CV는 오는 3월 말 세계 최초 공개될 예정이며, 7월 국내 및 유럽에서 출시할 계획이다.
CV에는 자율주행 기술 2단계에 해당하는 HDA2(Highway Driving Assist 2) 기술이 탑재될 예정이며, 2023년 출시되는 전용 전기차에는 3단계 자율 주행 기술 HDP(Highway Driving Pilot)가 적용된다.
CV는 1회 충전시 500km를 주행할수 있으며, 4분 충전만으로도 100km를 주행할 수 있다. 또한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3초에 불과하다.
기존 전기차 고객들이 테슬라에 환호하고, 애플카에 기대하는 무선 업데이트를 통한 기능 및 성능 개선도 포함했다.
기아는 향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AVNT)를 확대 적용하고 무선 업데이트 기능도 강화할 계획이다. AVNT는 기존 AVN(Audio Video Navigation)에 통신 서비스인 텔레매틱스(Telematics)를 추가 적용한 것이다. 기존 AVN은 통신이 되지 않은 오프라인 형태로, 자동 업데이트 및 실시간 뉴스 등 컨텐츠 사용에 한계가 있었으나, AVNT 기술을 통해 실시간 자동 업데이트 및 컨텐츠 활용이 가능해졌다.
송호성 사장은 “EV를 매일 진화하는 스마트 디바이스로 구현하겠다”며 EV가 기존 자동차에서 벗어나 마치 스마트폰처럼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는 테슬라의 업그레이드 방식과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무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주행거리를 늘리고 블랙박스 뷰어를 추가하는 등 차의 성능과 기능을 개선한 바 있다.
EV를 중심으로 기아는 전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한국, 유럽, 북미, 중국 등 주요 선진 국가에서 2030년 EV 판매 비중을 34%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를 통해 EV의 경우 2026년 58만대, 2030년 88만대를 판매해 세계 전기차 시장 리더로 입지를 굳히겠다는 각오다.
EV 판매를 늘리기 위해 충전 및 서비스 인프라도 확대한다. 국내의 경우 올해 초급속 충전 거점을 20개소로 늘리고 120개의 충전기를 확보할 계획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전략적 제휴와 공동 투자를 통해 인프라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전기차를 기반으로 한 구독과 셰어링 결합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기아는 이날 올해 사업 계획과 재무 목표도 공개했다.
올해 기아는 전세계 시장에서 전년대비 12% 증가한 292만2000대를 판매하고 세계 자동차 시장 점유율 3.7%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1분기 K7 완전변경 모델과 K3 상품성 개선 모델을 출시하고, 2분기 스포티지 완전변경 모델과 K9 상품성 개선 모델을 선보인다. 3분기에는 CV와 유럽 전략형 차량 씨드의 상품성 개선 모델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신차 출시를 통해 기아는 올해 매출 65조6000억원(전년비 10.8%↑), 영억이익 3조5000억원(70.1%↑), 영업이익률 5.4%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아울러 오는 2025년까지 총 29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기존 사업 부분 투자를 1조원 줄이는 대신 자율 주행, 수소,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사업 부분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