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모조스 부회장, 부산공장 임직원에 영상 메시지 전달
“부산공장 경쟁력 강화하겠다는 약속 지켜야···지키지 않는다면 새 방법 찾을 것”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제조총괄 부회장이 지난 29일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을 방문해 현황보고를 받고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사진=르노삼성
호세 비센트 드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부회장이 지난해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을 방문해 현황보고를 받고 생산 현장을 둘러봤다. / 사진=르노삼성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호세 비센트 드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부회장이 르노삼성자동차에 생산 경쟁력을 높일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르노삼성 노조가 지난해 적자에도 불구하고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데다, XM3 유럽 수출이 한창인 가운데 파업을 준비하고 있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9일 모조스 부회장은 르노삼성 부산공장 임직원들에게 영상 메시지를 통해 르노삼성의 생존을 위해 생산 경쟁력 강화를 주문하고, 위기 상황 돌파를 위한 임직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모조스 부회장은 “부산공장은 뉴 아르카나(XM3 수출명) 유럽 수출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력을 향상시키겠다고 약속했다”며 “그 약속을 믿고 그룹 최고 경영진을 설득해 뉴 아르카나 유럽 물량의 부산공장 생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모조스 부회장은 르노삼성 부산공장을 직접 방문해 XM3가 유럽 시장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부산공장이 생산성과 제조원가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노사 화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같은 해 9월 모조스 부회장의 설득으로 르노그룹은 전세계 판매하는 XM3 전량을 부산공장에서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모조스 부회장은 “르노삼성은 그 때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부산공장 제조원가는 스페인에서 생산하는 캡쳐와 비교하면 2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산공장 경쟁력에 문제가 있으며,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장제조원가는 차량 1대를 생산하는데 소요되는 직간접 인건비, 경비, 감가상각비 등을 합산한 금액이다. 르노그룹은 품질(Q), 비용(C), 시간(T), 생산성(P)을 포함한 생산경쟁력(QCTP) 지표를 그룹내 19개 공장을 비교 분석해 평가하고 있다.

르노삼성에 따르면 부산공장의 QCTP는 2019년 5위에서 지난해 10위로 하락했다. 공장제조원가 점수는 전세계 르노그룹 공장 중 17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과거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닛산 로그 생산을 위해 생산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정비 절감 효과를 누렸으나, 닛산 로그 생산 종료 이후 재고 물량 조정으로 부산공장의 생산 일정이 크게 줄어들면서 생산 경쟁력이 악화됐다.

모조스 부회장은 XM3의 성공적인 유럽 진출을 위해 최고의 품질, 생산비용 절감, 생산 납기 준수 등 세가지 목표 달성을 부산공장에 주문했다.

그는 “부산 공장 품질은 최고 수준이며 품질에 대해서는 임직원들을 믿고 있다”며 “다만 생산비용의 경우 거리적 한계로 높은 운송비 부담이 있는데, 제조원가가 스페인의 2배 수준에 이른다면 유럽으로 전달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페인에서 만드는 캡처와 동일한 수준의 제조원가로 뉴 아르카나를 생산에 유럽 시장에 출시해야 하며, 이는 부산공장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또 안정적인 생산과 납기를 통해 유럽 판매에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부산공장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서바이벌 플랜 계획을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월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최고경영자(CEO)는 그룹 경쟁력 강화를 담은 ‘르놀루션(Renaulution)’을 발표하고 한국을 라틴아메리카, 인도와 함께 수익성을 강화해야 하는 지역으로 지정했다. 한국과 함께 수익성 개선 지역으로 언급된 라틴 아메리카 내 브라질의 경우 약 1300여명을 감원하고 신입사원 임금의 20%를 삭감했으며 노동조합과의 임금 및 단체 협약 주기를 4년으로 변경했다.

르노삼성도 지난달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또한 전체 임원의 40%를 줄이고, 남은 임원의 임금을 20% 삭감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모조스 부회장은 “우리는 경험해보지 못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부산공장 뿐만 아니라, 다른 모두에게도 쉽지 않은 시기다”며 “부산공장이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새로운 방법을 찾을 것이다”고 경고의 메시지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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