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국서 생산하는 쏘나타·아반떼 국내로 ‘U턴’···국내 일감 감소 우려 조치
노사 협력 결과물 평가···현대차 노조 2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합의에 11년 만에 임금동결
르노삼성, 노조 파업으로 XM3 생산 차질 우려···쌍용차·한국GM, 자금 및 부품문제로 생산차질

/ 이미지=김은실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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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국내 완성자동차 업계내 빈부격차가 판매량에 이어 생산까지 퍼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미국 판매용 쏘나타와 아반떼 생산을 국내에서 하기로 한 반면, 르노삼성·쌍용차·한국GM은 노조와의 갈등, 자금 및 부품 문제 등으로 공장 가동을 걱정해야 하는 지경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 중인 쏘나타와 아반떼 물량 일부를 아산공장(쏘나타)과 울산3공장(아반떼)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국내 쏘나타 판매 부진으로 일감이 줄어들자, 미국내 물량을 가져와 국내 생산을 늘리려는 전략이다.

지난해 국내 쏘나타 판매는 6만7440대로 전년대비 32.6% 줄었다. 한 체급 위 그랜저가 역대급 판매를 기록하고, 그룹내 경쟁모델인 K5가 흥행에 성공하며 판매가 감소했다. 쏘나타 판매가 줄면서, 생산을 담당하던 아산공장도 휴무에 들어갔다. 아산공장은 쏘나타 부진에 따른 재고물량 조절을 위해 지난해 12월 23일부터 올해 1월 6일까지 2주간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울산3공장 경우 아반떼 판매는 늘었으나, 울산3공장에서 생산 중인 아이오닉·i3 단종과 베뉴 부진 등의 문제로 생산 물량에 차질이 생겼다.

이에 현대차는 미국서 생산하는 물량을 국내로 들여와 미국으로 수출하기로 했다. 대신 울산2공장과 5공장에서 생산하는 투싼 물량 일부를 미국 공장에 넘기기로 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비중이 높은 미국에서 투싼을 생산해 현지 점유율을 늘릴 방침이다. 현대차는 올해 미국 SUV 판매비중 목표를 66%로 기존 대비 3%p 상향 조정했다.

투싼 생산물량이 미국으로 넘어간다고 해도 국내에는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2공장에서 생산하는 싼타페, 팰리세이드, GV80은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새로 GV70 생산도 맡게 돼 투싼의 빈자리를 메꿀 계획이다.

업계에선 이번 현대차의 생산물량 유턴 결정이 노사 협력의 결과물로 받아들이고 있다.

노조가 경영환경 악화에 따른 고통 분담에 나서자, 사측도 고용안정을 위해 해외 물량을 국내로 들여온 것이다. 현대차 노조는 그동안 강성노조로 불리며 매년 임단협에서 파업을 진행했으나, 최근 노조는 상생을 강조하며 노사간 합의에 집중했다. 그 결과 지난해 현대차 노조는 2019년과 지난해 2년 연속 무파업으로 임금협상을 마무리했으며, 지난해에는 11년 만에 임금동결에 합의했다.

반면 르노삼성, 쌍용차, 한국GM은 당장 이달부터 생산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 르노삼성 노조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가결하며, 파업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노조는 당장 파업에 돌입하진 않겠다는 입장이나, 사측과의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파업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 노조는 기본급 7만원 인상, 노동강도 완화, 고용 안정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은 지난해 경영실적 악화로 기본급 인상을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국내 판매는 물론, 이제 막 유럽 수출을 시작한 XM3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XM3는 지난해 말 유럽 선적을 시작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유럽 현지 판매를 진행한다. XM3는 닛산 로그 수출을 대체할 모델로, 르노삼성 수출의 핵심이다.

올해 르노삼성은 XM3 수출 목표를 연 5만대로 잡았으나, 연초 노조 파업으로 생산차질이 생길 경우 목표 달성을 장담할 수 없다. 올해 신차 부재로 내수에서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XM3 수출까지 문제가 생길 경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쌍용차는 지난해부터 불거진 유동성 위기로 인해 일부 부품협력사들이 납품을 거부해 생산에 문제가 생겼다 앞서 쌍용차는 작년 12월 21일 기업회생 신청 직후, 같은 달 24일과 28일 이틀간 평택공장 가동을 중단했으며. 이달에도 8~10일까지 자동차 생산을 멈춘다.

회사는 설 연휴 이후 오는 16일부터 생산을 재개할 계획이나. 부품사들과의 협상 상황에 따라 재개 일정이 미뤄질 수도 있다.

한국GM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해 이번주부터 부평2공장 생산을 절반으로 줄인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일주일간 한국 부평을 비롯해 미국 캔자스주 페어팩스, 캐나다 온라이로주 잉거솔, 멕시코 산루이스 포토시 등 4개 공장에서 감산에 돌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부평2공장에서 생산하는 말리부, 트랙스 생산에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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