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랩셀, MSD와 CAR-NK세포치료제 공동개발···기초 연구 담당
유한양행, 얀센 기술수출 이어 신약 렉라자 허가···관련 품목 제약사 관심
JW홀딩스, 수액제 ‘위너프’ 수출···공급계약도 진행, 허가 시 중국 수출 가능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매출 기준 상위권 제약사들이 최근 수년간 잇따라 기술 수출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같은 기술수출의 후속조치로 해당 제약사들이 분주한 상황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선 GC녹십자랩셀 관계사인 아티바는 미국 MSD와 총 3가지의 CAR-NK세포치료제 공동 개발을 위한 계약을 지난달 체결했다. GC녹십자랩셀은 아티바와 계약했다. 아티바는 GC녹십자랩셀이 미국에 설립한 NK세포치료제 현지 개발기업이다.
계약 규모는 최대 18억6600만달러(약 2조원)다. 이번 계약에 따라 GC녹십자랩셀로 직접 유입되는 금액은 총 9억8175만달러다. 이 중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은 1500만달러(약 170억원)다.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은 9억6675만달러로 산정됐다. 상업화 이후 로열티는 이와 별도로 받게 된다.
이번 계약으로 이들 회사는 총 3가지 고형암을 타깃하는 CAR-NK세포치료제를 공동 개발하게 된다. 2종 개발이 우선 진행된다. 개발 경과에 따라 나머지 1종의 개발 여부가 결정된다. 미국 MSD는 향후 임상 개발과 상업화에 대한 전 세계 독점 권리를 갖는다. CAR-NK 항암면역세포치료제는 정상세포와 암세포 중 암세포만 구별해 공격하는 NK세포에 암세포에만 결합하도록 조작된 CAR 단백질을 발현시켜 NK세포 암 살상력을 증가시키는 차세대 세포치료제다.
NK세포는 선천성 면역세포로 일차적 방어를 하고 타인에게 이식 시 이식편대숙주병 등 부작용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축적된 임상연구로 항암효능이 확인됐다. 자가 NK세포가 아닌 타인의 NK세포도 사용 가능하다.
녹십자그룹이 세포치료제 사업에 뛰어든 건 지난 2003년 세포치료제 사업을 신사업분야로 선정하고 제대혈 은행 사업과 제대혈 유래 줄기세포에 대한 기초연구를 시작한 무렵이다. 지난 2008년 목암연구소를 통해 세포치료제의 ‘자연살해세포 체외확장 배양방법’에 대한 기술과 2009년 ‘세포배양공정’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이어 2011년 6월에는 세포·유전자치료제를 비롯해 검체검사, 셀뱅킹 등 미래핵심사업 추진을 위해 GC녹십자랩셀을 출범시켰다.
이처럼 GC가 장기적인 안목의 R&D(연구개발) 투자로 최근 대형 기술수출 계약이 성사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GC 관계자는 “이번 기술수출은 특정 신약 후보물질을 기술이전하는 통상 사례와 달리 원천 플랫폼의 수출 성격”이라며 “관련 기초 연구는 GC녹십자랩셀이 담당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결국 GC녹십자랩셀의 연구 역량 배가는 물론, 최근 활발한 녹십자그룹의 투자와 M&A(인수합병)에도 간접 영향을 줄 전망이다.
유한양행은 지난 1월 18일 렉라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산 신약 31호로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렉라자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T790M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다.
유한양행의 이같은 신약 개발 성과는 지난 2018년 11월 렉라자를 얀센바이오파마에 기술수출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는 분석이다.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 5000만달러를 포함한 총 계약 규모는 최대 12억500만달러였다. 국내 기업이 기술수출한 신약 중에서 계약금 규모가 역대 5위에 해당할 정도로 기대를 모은 약물이다.
렉라자는 활발한 임상 성과로 기술이전 이후에도 1000억원이 넘는 기술료가 유입됐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4월 얀센으로부터 렉라자의 마일스톤 3500만달러를 수령했다. 얀센은 당시 아미반타맙과 렉라자의 병용요법 임상시험을 시작하면서 유한양행에 추가 마일스톤을 지급했다. 지난해 말 얀센은 렉라자의 마일스톤 6500만달러를 지급했다. 항암제 아미반타맙과 레이저티닙의 병용 임상3상 시험의 피험자 모집을 시작하면서 추가 마일스톤이 발생했다.
특히 렉라자는 허가에 이어 보험급여 추진 움직임이 체크되며 관련 다국적 제약사들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렉라자는 2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 상정이 예정돼있어 관련 약물을 판매하는 기존 제약사들로서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며 “렉라자는 국산 신약이라는 이점을 갖고 있어 보험급여를 받는 과정에 관심이 간다”고 전했다.
JW중외제약은 지난 2018년 아토피 치료제, 2019년 통풍 치료제, 2020년 수액 ‘위너프’ 등 관계사를 포함, 3년 연속 기술 수출에 성공했다. JW중외제약 지주회사인 JW홀딩스는 지난해 11월 중국 산둥뤄신제약그룹과 3체임버 종합영양수액제 위너프에 대한 ‘기술수출 및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계약에 따라 JW홀딩스는 반환 조건 없는 선 계약금 500만달러와 중국에서 개발, 시판허가 등에 따른 마일스톤을 포함, 총 3900만달러를 수령하게 된다. 중국 시판 후 매출액에 따른 로열티는 이와 별도다. 향후 완제품 공급은 JW생명과학이 맡아 추가 매출도 발생될 예정이다.
JW생과가 지난 2013년 개발한 위너프는 국내 영양수액 시장에서 최초로 임상 3상을 통해 개발된 제품이다. 정제어유(20%), 정제대두유(30%), 올리브유(25%), MCT(25%) 등 네 가지 지질 성분과 포도당, 아미노산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위너프는 기존 제품보다 높은 함량의 정제어유를 포함하고 있어 환자 면역력 향상과 회복을 촉진하는 오메가3와 오메가6 지방산 함유량이 더 많다.
JW홀딩스 관계자는 “위너프 기술수출의 경우 다른 사례와 달리 완제품 공급계약을 한 것이 특징”이라며 “중국에서 허가를 받는 대로 위너프를 수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중국의 3체임버 종합영양수액제 시장규모는 2100억원 규모”라며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25.5%로 급성장하는 추세여서 전망이 밝다”고 덧붙였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5년 이후 주요 제약사나 바이오기업의 기술수출 사례가 10건을 넘는다”며 “결국 여유가 있는 상위권 제약사들은 신약개발에 승부를 걸고 기술수출에 주력하는 것이 정도(正道)”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