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유입해 오프라인 가치 전달에 집중···친근한 이미지 이용해 SNS 등으로 소통

지난 2019년 11월 21일 경기도 화성국제테마파크 예정지에서 열린 ‘화성국제테마파크 비전 선포식’에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비전 선포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9년 11월 21일 경기도 화성국제테마파크 예정지에서 열린 ‘화성국제테마파크 비전 선포식’에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비전 선포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변소인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최근 야구단 인수와 경쟁사와의 협업, 그리고 예능프로그램 요청까지 응하면서 새로운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의 일련의 행보를 놓고 업계에서는 신세계만이 줄 수 있는 서비스와 가치가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달 26일 이마트를 통해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는 SK와이번스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인수 가격은 주식 1000억원과 야구연습장 등 토지·건물 352억8000만원 등 총 1352억8000만원이다. 신세계그룹은 오는 23일 인수 본 계약을 체결한 뒤 최대한 빨리 새 구단 출범을 위한 실무 협의를 끝내고 내달 새 구단을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신세계가 야구단을 인수하는 것은 젊은 세대들을 유입함과 동시에 온라인에 익숙한 이들에게 오프라인만이 줄 수 있는 경험 가치를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야구팬들을 신세계팬으로 만드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온·오프라인 사업 통합과 온라인 시장 확장을 위해 프로야구단 인수를 검토해 왔다. 이번 인수를 통해 신세계그룹은 프로야구 팬과 그룹 고객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고객 경험의 확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또 야구팬들이 모바일 등 온라인 환경에 익숙하다는 점을 고려해 온라인 시장의 주 고객층과 일치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야구장에는 라이프 스타일 센터를 도입해 방문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단순한 유입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만 줄 수 있는 볼거리와 즐길거리 등을 MZ 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들에게도 알려주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야구단 인수 발표 이후 야구팬들은 정 부회장 SNS(사회관계망서비스)로 달려갔다. 그의 인스타그램 댓글에는 SK와이번스 이름을 유지해 달라는 요청 등 야구팬들의 다양한 요구가 담겼다. 이미 2030 야구팬들이 정 부회장 인스타그램으로 유입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신세계 그룹은 1일 ‘일렉트로스’에 관해 상표권을 출원했다. 이날 신세계그룹 이마트 임원진들은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제주도 서귀포를 방문해 지원을 약속했다. 류선규 SK 단장은 “오늘 SSG 일렉트로스라는 팀명이 화제를 모았는데, 신세계 측에서는 후보 중 하나라고 밝혔다”면서 “현재 새 팀명은 확정되지 않았으며, 아직 변수가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신세계 그룹은 전자상거래 경쟁자였던 네이버와도 손을 잡았다. 지난 달 28일 신세계와 네이버가 협업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산업계 전체가 술렁였다.

네이버와의 협업으로 신세계 측은 네이버가 갖고 있는 정보력, 인공지능(AI), 라이브커머스 등의 장점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치열한 경쟁보다는 협업을 택하면서 더 큰 시너지를 기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프라인 채널이 갖고 있는 한계를 스스로 넘어서기보다는 이미 잘하고 있는 온라인 기업과의 협업으로 시장의 판도를 더 늘려가겠다는 복안이다.

정 부회장은 SNS, 유튜브에서 활약하면서 친근한 이미지를 쌓아왔다. 현재 정 부회장 인스타스램 팔로워 수는 53만명이 넘는다. 이마트 유튜브 채널인 ‘이마트 라이브’의 구독자 수는 16만명을 넘어섰다. 이런 점들을 토대로 타 기업 경영진보다 트렌디한 이미지를 갖게 됐다.

오는 4일에는 젝스키스의 신곡이 이마트 폐장음악으로 선공개된다. 마트와 예능이 협업한 것이다. tvN ‘뒤돌아보지 말아요’에서 나영석 PD가 제작하는 젝스키스의 신곡 프로젝트가 이날 마트에서 처음 공개되는 것이다. 이 곡은 유희열이 7년 만에 신곡을 쓰고 김이나가 작사했다.

앞서 ‘채널십오야’ 측은 지난 달 25일 정 부회장 인스타그램 게시물 댓글을 통해 협업을 제안했고, 이마트 측은 “두 손 두 발 들고 환영한다”라고 답해 성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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