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심사 중단으로 수익 다각화 고민 깊어져···할부·리스·중금리대출 확대 기대
경쟁사 상품과의 차별성 확보 과제···구독경제·디지털 페이먼트 사업에도 역량 집중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기욱 기자]하나카드가 연초부터 활발한 신사업 진출 행보를 보이며 업계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마이데이터 심사 중단으로 인해 미래 산업 육성에 차질이 빚어진 상황에서 시도되는 자동차 금융, 중금리 대출 분야로의 사업 확장은 하나카드의 수익 다각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카드는 향후 구독경제, 디지털 페이먼트 사업 등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이달에만 두 가지의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자동차 할부금융 상품 ‘오토할부’와 ‘오토론’을 출시하며 자동차 금융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으며 비회원 신용대출 상품도 함께 내놓으며 중금리 대출 강화에도 나섰다. 하나카드가 카드론이 아닌 비회원 대상 대출상품을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토할부는 하나카드로 차량구매 금액을 결제하고 최대 60개월까지 할부 형태로 나눠 상환할 수 있는 상품이며 오토론은 국산차 및 수입차 모든 판매점에서 최대 1억원까지 이용할 수 있는 대출상품이다. 비회원 신용대출 상품은 최대 3000만원 한도, 연 6.9~23.0% 수준의 금리로 제공된다.

이들 사업은 최근 마이데이터 산업 중단으로 수익 다각화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 하나카드의 숨통을 잠시나마 틔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8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마이데이터 실증서비스 지원 공모 사업’에 선정되는 등 마이데이터를 미래 먹거리로 삼기 위한 준비 작업을 착실하게 진행해왔으나 지난해 말 갑작스럽게 마이데이터 예비허가가 보류되며 사업 계획에 큰 차질이 생겼다.

우선 할부·리스 등 자동차 금융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해 신용판매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된 카드사들에게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받아온 시장이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며 카드사들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 줬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신한·KB국민·삼성·우리·롯데카드 5개사의 자동차할부금융 자산은 지난해 동기 대비 16.7% 증가한 8조686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자동차 금융을 취급하지 않았던 하나카드는 이러한 흐름에서 소외됐었지만 올해부터는 후발 주자로서 함께 경쟁에 나설 수 있게 됐다. 하나카드는 이번 상품 출시를 시작으로 리스, 렌트 등 다양한 할부금융 시장에도 도전할 예정이다. 중금리 대출 상품 역시 은행권의 신용대출 제한과 맞물려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미 경쟁사들이 선점을 완료한 시장이기 때문에 신사업 진출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나카드에서는 처음으로 출시된 상품들이지만 이미 나와있는 다른 카드사들의 상품과 비교하면 큰 차이점이 없다는 지적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상품 출시 초기기 때문에 차별화 요소가 크지는 않다”며 “상반기 중에는 타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상품을 운용하면서 고객들의 니즈, 시장 상황 등을 분석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바탕으로 하반기에 고객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하나카드는 미래 성장을 이끌 수 있는 미래 산업 육성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외부적인 요인 때문에 불가피하게 제동이 걸린 상태지만 구독경제, 디지털 페이먼트 사업 등을 새로운 핵심 사업으로 키워낼 방침이다. 7월 출범을 앞두고 있는 토스뱅크와의 협력사업도 하나카드의 수익 창출에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단순한 신용카드뿐만 아니라 모든 결제수단, 모든 결제 영역을 아우를 수 있는 디지털 페이먼트사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라며 “포인트를 돈으로 전환하거나 투자를 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한 상품들을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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