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S21 공식 출시···소비자 고가 할부수수료 부담 여전
일선 현장 수수료 고지 없이 할부 권유···이통사 ‘나 몰라라’
전문가들 “이통사, 거래 과정서 할부수수료 고지 명확히 해야”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이동통신사 할부수수료가 연 5.9% 수준으로 갤럭시S21울트라 등 고가 휴대폰을 구매할 경우 할부 수수료만 10만원을 넘게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유통 판매점은 고가의 수수료율에 대해 고지도 없이 판매한다. 불완전판매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통3사 연간 할부 수수료 매출을 합하면 7000억원을 넘는다.
29일 공식 출시된 갤럭시S21 울트라 모델(내장메모리 256GB 기준) 출고가는 145만2000원이지만, 12개월 할부 구매 시 149만8824원으로 5만원 이상 추가 납부해야 한다. 24개월, 30개월 할부 시 각각 154만2912원과 156만5280원으로, 수수료만 10만원을 뛰어넘는다.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이통 3사는 수수료만으로 연간 최소 7557억원을 거둬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통사 할부 수수료에는 단말기 대금을 받지 못했을 때 지급받는 보증보험료와 전산연동비용, 관리운영비용 등이 포함됐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휴대폰 가격이 오르면서 30개월까지도 할부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할부수수료는 높은 상황"이라며 "단통법 개정 논의 시작할 때부터 높은 할부수수료를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면담할 때도 전달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판매점은 소비자가 묻지 않으면 수수료가 얼마인지 고지도 하지 않는다. 단말기 월 할부금액을 줄이기 위해 최대 48개월 할부를 권장하기도 한다. 할부기간이 길면 길수록 수수료 총액도 올라간다. 그러나 이런 영업방식에 대한 관리·감독은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어 정보가 부족한 소비자들이 ‘호갱’으로 전락할 우려가 큰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통사들이 거래 과정에서 소비자가 추후 내야 하는 할부수수료를 명확히 알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통사들은 판매 과정에서 충분히 고지했다고 하겠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직원에 따라 다르다”며 “판매 단계에서 총 단말기 가격과 납부 수수료가 얼마가 되는지에 대한 확인서명을 받게끔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필모 의원실 관계자는 “소비자가 정확한 할부수수료를 모른 채 내는 것이 문제”라며 “적어도 이통사들은 소비자가 수수료로 얼마를 내는지 명확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통사들은 대리점 직원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판매점까지 관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대리점이 아닌 판매점을 통한 구매를 선택한 것은 소비자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위험 부담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불완전판매를 유도하지는 않는다. 매달 대리점들에 불완전판매 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리고 있으며 이는 판매점까지도 전달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다만 100% 전달되는지는 파악이 힘들다. 또 어떻게 보면 대리점 가서 안전하게 구매하는 게 나을 텐데 판매점을 통해 구매하는 것부터가 소비자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판매점들에 대해서 이통사는 직접적인 계약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관리하기 난감한 구조”라며 “요즘은 소비자들도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구매하고 있다. 구매는 소비자들의 선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