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플레이·LG전자가 초기부터 협업해 스타트업 구성···국내선 첫 사례
액셀러레이터 300개 시대···글로벌 진출·대기업 사외벤처 육성방식 다각화될듯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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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차여경 기자] 최근 LG전자와 액셀러레이터 퓨처플레이가 합작 사외벤처를 분사시켰다. 기존 대기업과 액셀러레이터의 합동 투자나 육성과는 다른 방식이다. 국내 액셀러레이터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해외 진출이나 신사업을 발굴하는 방식과 역할이 점점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퓨처플레이와 LG전자는 합작 사외벤처 ‘EDOW’를 분사했다. EDWO는 ‘히든피터(Hidden Fitter)’ 서비스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히든피터는 뉴노멀 시대에 맞춰 비대면 방식으로 온라인에서 고객 체형에 맞는 최적 사이즈와 핏을 찾아주는 패션 플랫폼 서비스다.

퓨처플레이는 LG전자와 함께 투자 및 기술 역량과 네트워크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퓨처플레이는 이번 사례를 시작으로 대기업의 사내외 벤처 육성을 돕는 다양한 협업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사내벤처 프로그램 ‘LGE어드벤처’를 도입해 최종 2개팀을 선정하는 등 꾸준히 사내외벤처를 육성할 계획이다.

퓨처플레이와 LG전자가 함께 분사한 사외벤처 'EDWO'팀. / 사진=퓨처플레이
퓨처플레이와 LG전자가 함께 분사한 사외벤처 'EDWO'팀. / 사진=퓨처플레이

특히 이번 사외벤처 분사는 액셀러레이터와 대기업이 함께 신사업을 발굴하고 스타트업을 꾸린 첫 사례다.

기존 대기업과 액셀러레이터의 협업방식은 대기업이 액셀러레이터에게 일정 비용을 내고 관련 스타트업을 발굴해달라고 요청하는 형식이 가장 많았다. 예를 들어 완성차 대기업이 액셀러레이터와 모빌리티 스타트업을 발굴하려고 하면, 액셀러레이터가 초기 모빌리티 스타트업을 발굴‧육성 및 시드투자를 한다. 이후 대기업이 액셀러레이터가 육성한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후속투자를 하거나 사업을 같이 하기도 한다.

퓨처플레이 관계자는 시사저널e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례는 LG전자 사내벤처를 퓨처플레이가 육성한 것이 아닌, 팀 구성부터 LG전자와 퓨처플레이가 함께 참여했다”면서 “퓨처플레이 내 신사업을 발굴하고 연구하는 컴퍼니빌딩 팀이 있다. 이 팀원들이 LG전자 직원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팀을 꾸렸다. 이 중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된 팀이 사외벤처로 분사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EDWO의 공동대표 한 명은 LG전자, 한 명은 퓨처플레이 출신이다. 대기업 DNA와 스타트업 DNA를 가진 대표들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에서 시작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는 국내에서도 점점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액셀러레이터의 수는 300개를 넘는다. 액셀러레이터는 초기 투자뿐만 아니라 경영, 마케팅, 인사관리(HR), 디자인 등 스타트업 전 분야를 돕는 것이 특징이다.

해외에서는 와이콤비네이터, 플러그앤플레이 등 실리콘밸리 액셀러레이터가 유명하다. 와이콤비네이터는 에어비앤비, 드롭박스, 트위치 등을 키워냈고, 플러그앤플레이는 구글, 페이팔, 우버 등을 초기 육성했다. 해외 액셀러레이터들은 국내 대기업와 벤처캐피털(VC), 액셀러레이터들과 손잡고 현지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시작으로 국내 액셀러레이터도 활동영역이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국내에서도 헬스케어, 핀테크, 테크 등에 투자하는 전문 액셀러레이터들이 초기 투자에 이어 후속투자 연계 및 해외 진출을 돕는 등 지원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역량과 능력있는 액셀러레이터가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액셀러레이터들의 시드투자 외에도 스타트업을 키워낼 수 있는 방법이 다각화되는 추세”라며 “멘토리이나 후속투자 외에도 해외진출이나 대기업과 연결을 적극적으로 해주는 액셀러레이터도 많다. 액셀러레이터들이 차별성을 찾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유령 액셀러레이터가 아닌 사업과 시장성을 검증한 상위 액셀러레이터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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