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수익금, 공매도 '9176억' vs 신용거래 '234억'
공매도, 거래대금 기준 신용거래 절반···주가흐름 상관없이 수익
공매도 몰릴수록 주가 하락···'공매도=기울어진 운동장' 입증되나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오는 3월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동학개미들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공매도 거래를 이용한 투자 수익률이 신용융자 투자보다 월등히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개인투자자들은 사실상 공매도 이용이 제한되고 기관 및 외국인들이 공매도 거래를 독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매도 재개 타당성을 둘러싼 논란이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한국재무관리학회에 따르면 한양대 임은아 박사와 전상경 경영대 교수는 지난달 학회가 발간한 ‘재무관리연구’ 제37권 제4호에 실린 ‘공매도와 신용거래의 투자성과’란 제목의 논문을 통해 공매도와 신용거래 투자의 수익률을 비교했다.
논문에 따르면 지난 2016년 6월 30일부터 2019년 6월 28일까지 3년 동안 일별 공매도 및 신용거래(융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거래 가운데 신용거래 금액은 547조9270억4000만원(7.93%)으로 공매도거래 금액 309조8132억8000만원(4.48%)보다 2배가량 많았다. 거래량 기준으로는 신용거래가 전체시장 거래량의 8.69%로 공매도 거래량(1.46%)의 6배에 달했다.
하지만 공매도와 신용거래의 투자 수익금을 평균가와 보유기간을 토대로 추산한 결과 공매도 수익이 9175억5000만원, 신용거래 수익은 233억6000만원으로 39배나 차이가 났다. 일평균 공매도 수익은 12억5007만원이었고 일평균 신용거래 수익은 3182만원에 불과했다. 거래금액은 신용거래의 절반에 불과한 공매도가 수익은 40배 가까이 더 많았던 것이다.
주가지수 흐름을 횡보기(2016년 6∼12월)와 상승기(2017년 1월∼2018년 1월), 하락기(2018년 2월∼2019년 6월)등으로 나눠서 보면 공매도 투자자는 전 기간에 걸쳐 차익을 실현했다. 반면 신용거래 투자자는 상승기와 하락기에는 수익을 냈지만 횡보기에는 손실을 봤다. 이는 개별투자자 성적이 아닌 전체투자자 합산결과다.
연구진은 공매도 거래 비중이 높은 종목일수록 공매도 투자 수익성이 높았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공매도가 몰릴수록 실제로 주가도 내렸다는 뜻이다.
지난해 기준 코스피 공매도 투자주체별 비중은 기관이 50.0%, 외국인은 49.2%였고 개인은 0.8%에 불과하다. 연구진은 “투자성과는 투자자 유형별 특성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공매도 거래의 경우 기관 및 외국인 비중이 높은데 비용 우위, 종목 선택의 폭, 그리고 정보력 등 여러 측면에서 개인에 비해 유리함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신용거래 비중과 신용거래 수익금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연구진은 “공매도 거래의 경우 투자자들의 정보력이 반영됐지만 신용거래는 그렇지 않음을 시사한다“며 “다만 주가 하락기에는 신용거래자의 정보력도 일부 발현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