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상장 초읽기···예비심사 통과한 것으로 알려져
상장 이후 중고차·해외 진출 등 신사업 확대할 것으로 예상돼

/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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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쿠팡이 최근 미국 나스닥 기업공개(IPO)를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르면 올 1분기 내 나스닥 상장 완료에 무게가 쏠린다. 그동안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왔던 쿠팡이 실제 나스닥 상장으로 이어지면 향후 추진을 앞둔 신사업에 탄력이 붙는 것과 동시에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서 선두주자로서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상장주관사인 골드만삭스를 통해 미국 나스닥 기업공개를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쿠팡 나스닥 상장이 2분기에 진행될 수 있으며, 기업가치를 300억 달러(한화 약 32조6700억원) 이상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쿠팡은 출범 이후 꾸준히 나스닥 상장 계획을 추진해왔다. 김범석 대표는 쿠팡 창업 1주년 기념식에서 “한국에서 성장한 노하우와 쿠팡 브랜드를 가지고 2년 내 나스닥에 직접 상장, 확보한 자금으로 해외에 진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상장으로 유치한 재원을 글로벌 진출에 활용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그동안 쿠팡은 직매입과 자체 배송 인력을 이용한 빠른 배송 서비스 ‘로켓배송’을 앞세워 가파른 성장을 이어왔다. 쿠팡은 2016년 1조9159억원에서 2019년 7조153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해마다 40~60%에 이르는 외형 성장을 이뤘다. 쿠팡 거래액은 올해 21조원에 달하며,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쿠팡이 11조원대의 매출을 창출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와 함께 적자 규모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쿠팡은 2014년 이후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쿠팡의 누적적자는 3조7210억원에 달한다. 이에 쿠팡이 최근 신사업을 잇따라 확장하는 것도 상장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적자 이미지를 깨고 여러 분야에서 수입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상장을 통해 쿠팡이 자금을 수혈하게 되면 국내 이커머스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것은 물론, 현재 거론되는 신사업 확장에도 탄력이 붙게 된다. 현재 쿠팡은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전략으로 쇼핑 플랫폼에서 종합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최근 쿠팡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사업(OTT) 쿠팡 플레이, 쿠팡 라이브커머스를 론칭했다. 이 외에도 업계에서는 쿠팡이 최근 택배 사업에 재진출 관련 국토부 승인을 받은 만큼, 중고차 서비스 쿠릉, 클라우드 서비스, 핀테크 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또 쿠팡 중국 홈페이지에서 관련 인재 채용에 나선 것을 놓고 중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쿠팡이 고정적인 수익 모델이 없다는 점은 한계다. 나스닥 상장을 하게 되더라도 이익 가시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쿠팡은 유료멤버십 로켓와우, 음식배달 쿠팡이츠 등을 내세워 수익 모델을 다각화하고 있지만, 수입성 입증이 아쉽다는 평이 뒤따르고 있다.

일각에선 쿠팡의 상장과 함께 쿠팡에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쿠팡이 상장하게 되면 이커머스 독점 우려에 기존 월 2900원으로 책정되는 로켓와우 회원비가 오르는 등 소비자 측면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쿠팡은 나스닥 상장 추진에 대해 확실한 입장을 내보이지 않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적절한 때가 되면 상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나스닥 예비심사 승인 여부, 상장 시기 등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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