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4거래일새 신용대출 4500억원·마통 약 2배↑
금융위 “긴급생활 자금 아닌 부동산·투자 목적의 대출 관리 필요”
[시사저널e=이용우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신용대출에 대한 관리를 다시 주문하고 나섰다. 새해 들어 신용대출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대출 자금이 주식시장 등 특정 자산시장으로 쏠리는 것으로 판단, 은행과 가계의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2일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영상으로 주재한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최근 급증했던 고액 신용대출, 특히 긴급생활·사업자금으로 보기 어려운 자금 대출에 대해 은행권의 특별한 관리 강화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도 부위원장은 “과도한 레버리지를 활용한 부동산 등 자산투자에 대해 우려의 시각이 있다”며 “신용대출 자금의 특정 자산시장으로의 쏠림 여부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신용대출 증가 관리에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7일까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전체 신용대출 잔액은 134조101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영업일로는 불과 4거래일 만에 4534억원 늘었다. 마이너스통장을 통한 신규 신용대출(한도거래 대출)은 지난달 31일 1048건에서 7일 1960건으로 늘었다.
지난달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특별관리 주문에 따라 신용대출 일시 중단 및 한도 축소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신용대출은 전달보다 443억원 줄었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이 전월보다 감소한 것은 작년 1월(-2247억 원)이후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하지만 올해 1월이 되면서 은행들이 신용대출 빗장을 풀면서 대출이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특히 업계는 올해 들어 코스피가 사상 처음 3000을 넘는 등 증시가 활황을 보이자 빚투(대출로 투자) 수요로 인해 은행권의 신용대출이 단기간에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한다.
다만 금융위는 아직까지는 작년 말과 같이 대출을 중단하기에는 이르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도 부위원장은 “신용대출이 급증했던 지난해 하반기 월초의 동일한 영업일을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올 들어) 아직까지는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또 도 부위원장은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어려움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