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대장주 래미안푸르지오, 이달 들어 전용 59㎡ 15억 넘은 거래 두 건
서민 대표 주거지역까지 분위기 번질라 우려 커져

서울 여의도 63빌당에서 바라본 전경. 부동산 열풍이 지방에서 서울로 유턴하면서 15억원을 초과하며 주택담보대출을 못받는 주택이 늘고 있고, 서민 주거 대표지로 불리는 자치구에서도 9억원을 초과하는 집값에 담보대출이 줄어들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63빌당에서 바라본 전경. 부동산 열풍이 지방에서 서울로 유턴하면서 15억원을 초과하며 주택담보대출을 못받는 주택이 늘고 있고, 서민 주거 대표지로 불리는 자치구에서도 9억원을 초과하는 집값에 담보대출이 줄어들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지방에서 서울로 옮겨 붙은 매수열기에 서울 마포구 중소형 아파트 대출문이 닫혔다. 15억원 이상 주택은 주택담보대출이 불가해 심리적 저지선으로 불리며 14억9900만원에 거래되는 게 빈번하다가 최근 들어 15억원을 뚫은 거래가 두 건이나 발생한 영향이다. 실거래가 15억원이 넘으면서 향이나 층이 비선호되는 이른바 못난이 매물들까지 16억원대로 훌쩍 뛰어올랐다. 정부가 늦어도 설 연휴 전에 25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음에도 내성이 생긴 시장은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마포구 대장주로 불리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는 지난 주말 2단지와 4단지에서 각각 15억1000만원에 신고가로 거래가 이루어졌다. 12·16 부동산 대책으로 15억원 이상 주택을 매수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이 나오지 않아 15억원 미만에서만 수개월 간 맴돌던 집값이 순간 치고 올라온 것이다. 이같은 열기는 대장주인 해당 단지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 마포구 대흥동 신촌그랑자이 전용 59㎡ 분양권도 이미 16억원에 거래된 바 있다.

수치상으로는 서울 집값이 최근 들어 다시 뜀박질 하는 게 강남4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 영향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이미 강남권을 넘어 강북으로도 번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첫째주 서울의 상승률은 0.06%인데, 한동안 잠잠하던 강남권 매수세가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송파·강동구(0.11%), 서초구(0.10%), 강남구(0.09%) 등 강남 4구의 아파트값 상승률이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고 분석했다.

가파르게 오른 집값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은 시장이지만 매수대기자 역시 만만찮게 많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4일 기준으로 집계한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동향 지수는 107.2를 기록해 기준치(100)를 웃돌았다. 이 지수는 해당 지역의 수요-공급 상황을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낸 것으로, 기준치보다 높으면 집을 사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더 많다는 의미다. 특히 서울 지역의 매매수급동향 지수는 지난 11월16일(98.7) 이후 최근 7주 연속 상승해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태다. 민간조사업체인 KB부동산 리브온 결과도 비슷하다. 1월 첫째 주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114.4로 지난해 8월 둘째 주(116.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강남권에서 시작된 상승세가 마·용·성(마포구, 용산구, 성동구)를 넘어 서울 내 서민 주거 대표지로 불리는 노·도·강(노원구, 도봉구, 강북구)이나 금·관·구(금천구, 관악구, 구로구)까지 집값 오름세가 번져 나갈 것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 지나치게 올라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 우려돼서다. 일례로 강북구에선 9억원 이상 매매거래가 지난해 상반기 8건이었지만 하반기에는 31건으로 4배 가까이 급증했다. 도봉구에선 상반기 0건이었던 9억원 이상 매매거래가 하반기 5건으로 늘었다. 전 자치구가 투기과열지구인 서울에선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9억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주택담보대출비율이 20%로 제한된다.

한편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의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 매매평균가격은 7억2893만원으로 조사됐다. 전년 같은 달 5억9208만원 대비 1억3685만원 상승한 수준이다. 강북은 5억3558만원, 강남은 8억9289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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