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영업일 만에 신용대출 4534억원 늘어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지난해 연말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다소 주춤했던 신용대출이 새해 들어 다시 늘어나는 모습이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하는 등 증시 활황에 힘입어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가 다시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7일 기준 전체 신용대출 잔액은 134조101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33조6482억원)과 비교해 불과 4영업일 만에 4534억원이 증가한 것이다.
특히 마이너스 통장을 통한 신규 신용대출(한도거래대출 또는 통장자동대출)이 지난해 12월 31일 1048건에서 7일 1960건으로 늘었다. 연초부터 새로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는 사람이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이달 1~7일 은행의 신규 마이너스 통장은 총 7411개를 기록했으며, 마이너스 통장 잔액도 지난해 말 46조5310억원에서 지난 7일 46조7721억원으로 2411억원 증가했다.
이러한 신용대출 증가세는 최근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인 데 따라 대출을 받아 주식 시장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7일 종가기준으로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했다. 지난 8일에도 전일 대비 120.50포인트(3.97%) 급등하며 3152.18에 장을 마쳤다.
은행권이 지난해 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지침에 따라 주요 신용대출 창구를 닫았다가 새해 들어 재개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말 은행들은 의사 등 고소득자의 고액 신용대출에 대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대출 한도·우대 금리를 축소하거나 한시적으로 아예 신용대출을 중단하며 가계대출을 조였다. 지난해 5대 은행의 신용대출은 11월 말 133조6925억원에서 12월 한 달 새 443억원 줄어든 133조6482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신정 연휴를 전후로 시중은행들은 주력 신용대출 상품 판매를 다시 시작했다. 지난달 22일부터 2000만원이 넘는 모든 신규 가계 신용대출을 중단했던 KB국민은행은 이달 들어 2000만원 기준을 없앴다. 신한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연말 막았던 비대면 신용대출을 1일부터 다시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 또한 지난해 12월 11일 이후 중단한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 판매를 지난 7일부터 재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