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안양·과천, 신규 노선·연장선 추가 소식에 아파트값 들썩
월판선·신안산선·GTX-B 주변 수요자 관심 급증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지난해 연이은 정부 규제로 인해 아파트를 비롯한 주거 상품들의 거래가 어려워진 반면, 새 길이 뚫리는 역세권 단지의 몸값은 치솟고 있는 분위기다.
지속되고 있는 각종 부동산 정책과 경기 침체, 금리 인상 등 부동산 시장 불안요소가 늘어나며 안전성 높은 역세권 부동산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개통된 수인선을 비롯해 내년 준공을 목표로 하는 경전철 신림선, 현재 착공 중인 신안산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신규 노선 개통 지역의 경우 접근성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과천지식정보타운, 새로운 지하철역에 GTX-C·인덕원역 수혜 기대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 시장에선 신규 환승역이 들어서거나 근교에 위치한 지역들의 시세 약진이 두드러졌다.
과천 지식정보타운은 분양하는 단지마다 연이어 평균 청약경쟁률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11월 분양된 3개 단지의 경우 1순위 청약의 평균 경쟁률은 458대 1, 최고 경쟁률은 1812대 1을 기록했다. 서울 지하철 4호선 과천정부청사역와 인덕원역 사이에 새롭게 신설되는 과천지식정보타운역(가칭·2024년 예정) 등 교통 인프라 확충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부동산 시장에서 교통 호재는 집값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다. 새로운 교통망이 확충되면 접근성에 대한 기대감에 수요 유입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오대열 경제만랩 팀장은 “새로운 교통망을 따라 인구 유입이 이뤄지고 주거지, 상권이 형성되며 전체적인 시세 역시 높아지고 있는데, 신규 개통 수혜지역은 잠재가치가 높아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면서 “과천지식정보타운역 외에도 환승역은 아니지만 각각 한 정거장 거리인 GTX-C 과천정부청사역(예정), 경강선 월판선 인덕원역(예정)의 호재를 동시에 업고 있는 것이 강점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수원역 일대는 지난해 수인분당선 복선전철 전면 개통에 주택 재개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예정) 노선 등 굵직한 호재로 아파트값이 오름세다. 수원역 인근 수원시 팔달구 매산동의 대한대우 아파트 전용 84㎡은 지난해 11월 기준 평균 매매시세는 5억원에 형성됐다. 이는 2018년 10월 3억4000만원보다 1억6000만원가량 높은 금액이다.
서울 지하철 1호선과 인천지하철 1호선 환승역, GTX-B(예정) 노선까지 정차하는 부평역도 수요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해 5월 분양된 ‘부평역 한라비발디 트레앙’은 1만3351명의 청약자가 몰리며 평균 251.91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이 단 지는 부평역이 바로 앞인 트리플 초역세권 단지라는 점이 주목받았다.
◇안양역, 월판선 통해 강남 직장인 유입···공덕역, 신안산선 통해 4개 환승라인 갖춰
향후 신규·연장선 전철 노선이 들어설 예정인 지역도 수요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최근 경기 남부권에서 가장 주목받는 노선 중 하나는 인천과 강원을 잇는 ‘경강선’이다. 그간 버스 교통이나 멀리 돌아오는 1호선에만 의존하던 교통망이 올해 착공을 앞두고 있는 이른바 ‘월판선’을 통해 개선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월판선 중에서도 신설되는 안양역의 경우 기존 1호선 안양역 유동인구에 더해 안양1번가 지하상가를 통해 월판선과 환승역사가 조성될 계획으로, 이를 통한 서울 강남 출퇴근 인구 수요까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서울 동부권에서는 구리 갈매지구를 주목할 만하다. 정부가 지난해 8·4 공급대책을 통해 택지개발을 확정한 노원구 태릉골프장 부지와 구리갈매역세권 공공주택 부지 통합개발이 추진될 것으로 전해지면서,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는 구리 갈매지구 또한 개발 수혜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갈매지구는 도보권에 경춘선 갈매역, 별내역이 위치해 서울 도심과 빠르게 오갈 수 있는데, 별내역에는 8호선 연장선과 GTX-B 노선이 연결될 예정이어서 ‘트리플 역세권’으로 주목받고 있다.
안산·시흥을 시작으로 여의도를 거쳐 서울역까지 이어지는 신안산선 역시 기대가 높다. 안산, 시흥~여의도 구간은 지난해 착공식과 함께 본격적으로 공사가 진행 중이며 2024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노선을 통해 5호선, 6호선, 경의·중앙선, 공항철도 등 4개 환승라인을 갖춘 공덕역은 퀀터플 환승역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이미 역 주변에 생활 인프라와 정주 여건이 모두 갖춰져 있는 데다 교통망 확충까지 겹치며 역세권 단지를 중심으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오 팀장은 “신규·연장 노선 개통 지역 중에서도 두 개 이상의 노선이 겹치는 환승역이 들어서는 지역의 경우 그 지역의 중심지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 투자가치 역시 높다”며 “특히 최근 신규역사나 신규 노선이 연결되어 환승역이 되거나 환승역에 준하는 교통망이 생긴 지역의 경우 시세가 유의미하게 올라가는 추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