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쇼핑몰 월 2회 강제휴업 도입 논란

코로나19 확산 전인 지난해 1월 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서 아이들과 함께 방문한 시민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 전인 지난해 1월 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서 아이들과 함께 방문한 시민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복합쇼핑몰 월 2회 의무 휴업 방안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2017년 당시 민주당 대선공약 중 하나였던 것을 추진한다는 것인데요. 도입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만으로 시끄러운 이유는 해당 제도를 도입할 경우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에게 과연 어떤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는 시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복합쇼핑몰을 쉬게 하면 입점한 소상공인이나 아르바이트생 일자리가 영향을 받는다는 내용 등은 차치하더라도 말이죠.

업계 및 복합쇼핑몰 이용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보통 스타필드 코엑스몰이나 잠실 롯데몰 등을 방문하는 경우는 단순히 시장을 보거나 물건을 사기 위해서가 아니라, 날씨나 미세먼지 등의 영향을 받지 않는 큰 공간에서 식사, 쇼핑, 영화, 여가 등을 한 번에 즐기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이런 문화를 ‘몰링(Malling)’이라고 하는데요. 한마디로 여가를 보내러 가는 것입니다.

주말에 방문해보면 여름이나 겨울이나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부부들도 많이 보입니다. 쾌적한 공간에서 많은 것들을 한꺼번에 할 수 있게 돼 있어 단순히 즐길 거리가 쇼핑에만 집중돼 있는 백화점과는 구분됩니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시설이나 워터파크, 스포츠 시설까지 갖춘 복합쇼핑몰도 있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복합쇼핑몰을 막는다고 해서 몰링을 하려던 사람들이 전통시장을 방문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입니다. 복합쇼핑몰에 방문하는 목적은 굳이 무엇을 사든 사지 않든 공간에서 이것저것 한꺼번에 해결하며 시간을 보내기 위한 성격이 큰데, 복합쇼핑몰을 막으면 시장으로가 물건을 살 것이라고 연결하는 것은 사람들이 왜 복합쇼핑몰에 가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이죠.

수도권에 거주하며 복합쇼핑몰을 자주 이용한다는 30대 직장인 김아무개씨는 “스타필드나 롯데몰을 갈 때엔 입점해있는 특정 브랜드 옷이나 물건을 사고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 간다. 전통시장은 내가 따로 갈일이 있으면 가는 거지 복합쇼핑몰을 가는 것 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복합쇼핑몰에 입점한 상점들은 대형브랜드들이 많습니다. 한 번에 여러 가지 브랜드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는 게 복합쇼핑몰의 장점이라고 합니다. 일반 시장과는 구분되는 부분입니다.

심지어 전통시장과 성격이 겹치는 대형마트를 의무휴업 시킨 것도 전통시장 활성화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복합쇼핑몰을 쉬게 한다면 효과는 둘째 치고 오히려 주말마다 아이들과, 혹은 친구들과 그곳을 찾는 소비자들을 자극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 무엇이 진정으로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의 상황을 실질적으로 나아지게 할 수 있는 방안일까요? 어려운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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