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입차 판매 1위 벤츠코리아, 7만6879대 기록···BMW코리아 5만8393대로 2위
두 브랜드간 할인정책 고려시 판매수치보다 차이 커···E클래스 할인폭 2~8%, 5시리즈는 12~16%
BMW코리아, 리콜사태 이후 판매 회복 위해 할인폭 늘려···업계 “브랜드 이미지 깎아먹는 자충수”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수입자동차 전성시대를 이끈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BMW코리아의 최근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벤츠는 고급화 전략을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강점을 강조한 반면, BMW코리아는 할인을 통해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두 브랜드 전략 싸움에서 결과적으로 승리한 것은 벤츠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벤츠는 7만6879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했다. 12월 판매는 9546대로 역대 가장 많은 월간 판매를 경신했다. BMW는 지난해 5만8393대를 판매하며 2위 자리에 머물렀다.
특히 각 사의 할인 정책을 살펴보면 두 브랜드간 판매량 차이가 눈에 보이는 수치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 구매정보 서비스 업체 겟차에 따르면 벤츠 주력 모델인 E클래스의 경우 약 2~8% 수준의 할인이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할인도 공식적인 할인은 아니며 딜러사들이 개별적으로 진행 중인 할인이다. 트림별로 차이가 있으나 약 230만~930만원의 할인을 실시하고 있다.
반면 BMW 5시리즈는 12~16% 수준의 할인을 진행하고 있다. 800만~1500만원가량의 할인을 제공하는 것이다.
5시리즈는 지난해 말 신형 모델 출시 직후에도 약 1000만원의 할인을 진행한 바 있다. 더 많은 할인을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E클래스는 5922대, 5시리즈는 1458대 판매로 4배 가까이 차이가 벌어졌다. 두 차량 성능 차이가 크지 않고, 비슷한 시기에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한 점, 할인폭 차이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판정패를 당한 것이다.
BMW가 할인폭이 큰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지난 2018년 대규모 화재사건으로 인한 리콜 사태 이후 판매 회복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BMW는 화재사고로 인해 지난 2017년 5만9624대에서 2018년 5만524대로 판매가 줄었으며, 2019년에는 4만4191대까지 떨어졌다.
작년에는 5시리즈 출시와 함께 할인폭을 늘리며 5만8000여대까지 판매량을 다시 회복했다. 업계 일각에선 BMW가 리콜 사태로 브랜드 이미지가 악화된데 이어 할인 판매로 제 살만 깎아먹고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임에도 벤츠는 할인 판매를 자제하며 삼각별의 가치를 지키고 있지만, BMW는 무분별한 할인으로 스스로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시켜 벤츠 아랫급으로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벤츠는 신형 S클래스를 출시하며 1억원 이상 고가 자동차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전세계 공개된 S클래스는 7년여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한 모델로 기술적인 측면에서 크게 바뀌었다. 반자율주행 성능이 강화됐고, MBUX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탑승자의 의도를 인식해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차량 기능을 지원한다.
S클래스 한국 판매가 전세계에서 다섯 손가락에 꼽을 만큼 높아 올해 벤츠는 S클래스를 통해 초고급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S클래스는 지난해에도 6223대를 판매하며 경쟁모델인 BMW 7시리즈(2372대)보다 3배가량 더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