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냉동유통 모의테스트···주가부양 위한 신사업 진출 가능성
이건희 회장 상속세만 12조원···삼성SDS, 오너일가 지분매각 1순위 후보
오너일가 지분가치 2.8조원···삼성SDS 주가 상승하면 상속세 납부 '원활'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삼성SDS가 최근 코로나19 백신 유통사업 진출과 관련한 모의 테스트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향후 코로나19 백신 유통 관련 신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삼성SDS의 코로나19 백신 관련 신사업 진출은 주가 상승에 호재가 될 수 있다. 현재 삼성SDS 주가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그룹 오너일가의 상속세 납부와도 직결되는 사안이 되고 있다. 삼성그룹 오너일가가 상속세 납부를 위해 삼성SDS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 삼성SDS, 주가부양 위한 신사업 진출?
6일 삼성SDS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주 의약품 전문운송 업체인 용마로지스와 함께 코로나19 백신 유통을 위한 냉동시설유통(콜드체인) 관련 사물인터넷(IoT) 분야 모의테스트를 진행했다.
코로나19백신 가운데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의 백신인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영하 70도 이하에서 유통되어야 한다. 모더나 백신 역시 mRNA 백신으로서 영하 20도 온도에서 유통되어야 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mRNA 방식이 아니라 전통적인 바이러스벡터 방식으로 만들어졌기에 영상 6도 이하의 저온 유통이면 된다.
삼성SDS의 이번 모의테스트를 놓고 코로나19 백신유통 관련 신사업 진출을 위한 밑그림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조만간 해외로부터 들여오는 코로나19 백신 관련 유통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삼성SDS가 코로나19 백신 관련 신사업 진출을 모색하는 것을 놓고 주가부양이 진짜 목적이 아니냐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 전날 삼성SDS 주가는 14.25% 급등한 12만 2500원에 마감했는데 장마감 이후 코로나19 백신 유통 관련 모의테스트 소식이 알려졌다.
이건희 회장이 지난해 10월25일 별세한 이후 삼성SDS는 상속세 납부의 핵심 열쇠로 부각되고 있다. 이 회장이 유산으로 남긴 주식분 상속세는 11조366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부동산 등을 합치면 상속세는 총 1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그룹 오너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SDS 지분은 상속세 납부를 위한 매각 1순위 후보로 꼽히고 있다. 삼성SDS는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S의 지배구조의 말단에 위치한데다 삼성전자가 22.58%, 삼성물산이 17.08%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 이 부회장 등 삼성그룹 오너일가가 삼성SDS 지분을 매각해도 지배력에 문제가 없다.
현재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SDS 지분 9.2%를 가지고 있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각각 3.9%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지분가치는 5일 종가 기준으로 2조8000억원에 육박한다.
현재 삼성오너일가가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서는 삼성SDS지분 매각 외에도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등 계열사 배당 확대와 삼성생명 지분 일부를 매각해야 한다. 삼성물산의 지주사 전환과 보험업 개정 등 여러가지 규제와 장애물이 얽혀있어 매우 복잡한 상황이다. 하지만 삼성SDS 주가가 급등한다면 상속세 납부 문제가 한층 원활하게 해결될 수 있다.
◇ 삼성SDS, 성장주로 변신하나
삼성SDS는 대표적인 일감 몰아주기 회사로서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한 핵심 계열사 역할을 맡아왔다. 1999년 2월 비상장회사였던 삼성SDS는 이재용 부회장 등에 신주인수권부사채(BW) 230억원가량을 주당 7150원에 넘겼다. 신주인수권부사채란 채권자에게 '주식을 획득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사채다.
이후 삼성SDS 주식 액면분할과 유상증자,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을 진행했고 결과적으로 이 부회장은 삼성SDS 지분 11.25%를 단돈 103억원, 주당 1180원에 확보했다. 이는 결국 특검수사로 이어졌고 이건희 회장이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이라는 처벌을 받기도 했다.
이후 삼성SDS가 2014년 11월 14일 상장하면서 이 부회장은 막대한 차익을 거뒀고 2016년 1월 삼성SDS 주식 158만7000주(2.05%)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해 3800억원을 현금화했다.
삼성그룹 오너일가가 삼성SDS 지분을 전량 매각해 상속세 납부를 마친다면 20년 넘게 진행된 삼성SDS를 통한 경영권 승계작업은 마무리된다.
하지만 12조원에 이르는 상속세를 납부하기에 현재 삼성SDS 주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2014년 상장 이후 36만원을 넘어섰던 삼성SDS 주가는 수년 동안 장기 하향세를 타고 있다.
삼성SDS는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2017년부터 회사를 이끌어온 홍원표 사장 대신 황성우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원장(사장)을 신임 대표로 임명했다. 황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모든 기업과 기관들은 지속적으로 IT 기술을 활용한 변화를 추구할 것”이라며 “삼성SDS는 IT와 솔루션 기술을 통해 고객의 변화에 기여하고 그 변화에 의한 성과와 가치를 높이는 데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일각에서는 삼성SDS가 향후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동차 전장부품 회사를 인수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삼성SDS가 주가를 높이기 위해서는 현재 IT정보통신 사업을 뛰어넘어 이른바 성장산업에 발을 내딛어야 한다는 지적과 맥을 같이 하는 관측이다.
삼성SDS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인수합병과 관련해 논의되고 있는 사안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