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그룹 비롯해 대기업들 언택트 시무식 진행···코로나19 종식 후에도 새로운 트렌드 될지 주목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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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4대 그룹(삼성‧현대차‧SK‧LG)을 포함, 올해 거의 모든 기업들은 비대면으로 시무식을 할 계획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강당에 모여 일사분란하게 결의를 다지던 우리 기업 특유의 시무식 풍경이 바뀌게 될지 주목된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시무식을 동영상 메시지로 대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매년 수원의 삼성디지털시티에 주요 경영진들이 모여 시무식을 진행해왔다.

현대차도 서울 서초구 현대차 본사에 모여 진행하던 시무식 방식을 올해는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역시 마찬가지로 온라인으로 주요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회장 주재 하에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진행하던 SK그룹의 시무식도 올해는 볼 수 없다. 최 회장이 직접 신년 메시지를 직원들에게 전달하는 형태로 시무식이 대체될 전망이다.

‘젊은 총수’ 구광모 회장 체제를 구축한 LG는 이미 올해부터 온라인으로 시무식을 진행해 눈길을 끈 바 있다. 구 회장은 ‘LG 2020 새해 편지(LG 2020 NEW YEAR’S LETTER)’를 통해 전 세계 임직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코로나19로 모일 수 없는 올해도 ‘강당 시무식’은 볼 수 없을 전망이다. 이처럼 4대그룹 외 다른 대기업들도 모두 시무식을 온라인으로 대체하거나 총수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 정도로 갈음할 예정이다.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앞으로 코로나가 종식된 후에도 오프라인 시무식이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LG의 사례가 그 예로 꼽힌다. 일단 30대 이하 젊은 직원들은 크게 상관이 없을 것 같다는 반응이다. 한 직장인은 “팀별이나 부서 단위면 모를까, 어차피 전체 시무식 현장에 직접 참석하는 인원들은 고위급들이 대다수였다”고 전했다.

산업구조와 문화의 변화가 향후 시무식 풍경 변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양복을 입고 강당에 모여 회장님의 말씀을 듣는 시무식 풍경은 한국 재계의 하나의 풍속도와도 같았다. 총수의 철학과 비전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기업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풍경이기도 했다.

허나 시대가 바뀌면서 기업의 경영트렌드도 변하게 됐고, 이에 맞춰 시무식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과거 패스트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을 펼쳤던 한국 대기업들은 일사불란함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나, 이제 시대와 기업위상이 바뀌면서 다양성을 강조하게 됐다”며 “전체적으로 모여 시무식을 하는 풍경은 점차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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