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내년 3월 조욱제 대표 취임···의중 반영된 인사 단행 에상
삼진제약, 80세 창업주 2명 임기 만료···2세들 대표 발탁 가능성 주목

왼쪽부터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 조욱제 유한양행 부사장, 최승주 삼진제약 대표이사 회장, 조의환 삼진제약 대표이사 회장. / 사진=각 제약사
(왼쪽부터)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 조욱제 유한양행 부사장, 최승주 삼진제약 대표이사 회장, 조의환 삼진제약 대표이사 회장. / 사진=각 제약사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이번 연말 임원인사가 없었던 유한양행과 삼진제약이 내년 봄 기존 임원진을 대폭 교체할지 주목된다. 현재 대표이사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돼 교체가 확실하거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과 종근당을 제외한 대부분 상위권 제약사나 바이오업체들이 이달 들어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셀트리온은 서정진 회장 퇴임 등으로 주목받고 있다. 종근당의 경우 연말이 아닌 매년 초 임원인사를 발표하는 것이 관행이다. 유한양행과 삼진제약도 이달 임원인사를 발표하지 않았다. 특히 두 제약사의 공통점은 내년 3월 대표이사 교체가 확정됐거나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는 점이다. 이에 임원인사 내용 등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유한양행은 매년 말 임원인사를 단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3년에 한 번 씩 대표이사 교체 시에는 임원인사를 미뤄 다음해 정기주주총회가 종료된 후인 4월 1일자로 인사를 하는 것이 관행이다. 지난 2015년 3월 유한양행 수장에 올랐던 이정희 대표는 2018년 한차례 연임을 거쳐 오는 2021년 3월 20일까지 임기다. 이에 유한양행은 지난 6월 조욱제 경영관리본부장(부사장)을 총괄부사장에 임명, 차기 대표에 내정했다. 

유한양행은 내년 4월 1일 신임 조욱제 대표 의중이 반영된 임원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대표와 경쟁했던 박종현 약품사업본부장(부사장)의 거취에 이목이 쏠린다.

유한양행은 현재 약품사업본부와 R&D본부, 생산본부, 경영관리본부 등 4개 본부 체제다. 이중 핵심은 약품사업본부다. 약품관리부문은 산하에 영업관리팀과 홍보팀, CS팀, 약무정책팀을 두고 있다. 내년 조 대표 취임을 계기로 기존 임원진 중 상당수가 자리를 바꿀 것이라는 관측도 유한양행 주변에서 확산되고 있다.   

삼진제약의 경우 최근 대규모 승진 인사를 내년 1월 1일자로 단행했다. 하지만 이번 인사는 임원을 제외한 채 직원들만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에 내년 봄 주총 이후 창업주 2세들 대표 발탁과 일부 승진 인사를 예상하는 관측이 적지 않다. 반면 2세들 승진만 진행하고, 대표 발탁은 3년 후로 예정하는 인사가 예상되기도 한다.

우선 2세 대표 발탁 관측의 근거는 창업주인 최승주 회장과 조의환 회장 나이다. 각각 1941년생으로 동갑인 창업주들이 내년 80세를 맞아 2세인 최지현 전무(1974년생)와 조규석 전무(1971년생)에게 대표이사를 물려줄 것이라는 예상이다. 최 회장과 조 회장 대표이사 임기가 내년 3월 종료되는 것은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전문경영인 출신 장홍순 대표와 최용주 대표가 각자대표를 맡고 있어 일종의 완충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장 대표와 최 대표는 모두 삼진제약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노장들이다.     

반면 최근 인사에서 2세들이 부사장으로 승진하지 않은 것은 결국 창업주들이 3년 더 대표를 맡아 회사 경영을 안정시키려는 취지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부터 삼진제약 경영실적은 다소 부진한 상태다. 올해 3분기 누적 1757억8900만원 매출을 올려 지난해에 비교해 3.8% 하락했다. 영업이익 역시 274억97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32.1% 떨어진 실적을 공개했다. 이에 삼진제약은 지난해부터 화장품사업과 의료기기사업에 잇달아 진출하며 다양한 수익 창출원 확보를 추진하는 상황이다. 결국 기존 사업구도를 재편하며 매출 회복과 수익 창출에 주력해야 하는 삼진제약이 창업주 대표의 연장이냐 또는 2세 경영 시작이냐를 결정할 시점으로 분석된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유한양행은 당장 매출보다는 미래 신약개발에 힘을 쏟으며 연구개발(R&D) 전문 회사로 발돋움하려 하는 반면, 삼진제약은 매출과 수익에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상황은 다소 다르다”며 “두 제약사 경영진의 합리적 인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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