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급락 이후 급등에 10배 안팎으로 오른 종목 다수
코로나19 관련주 많아···친환경·반도체 등에서도 나와

올해 국내 증시가 코로나19에 따른 급락 이후 큰 폭의 반등을 보인 가운데 이른바 ‘텐배거’(10배 상승) 종목들이 다수 나와 주목됐다. 코로나19 진단키트·백신·치료제 관련 종목들이 많았고 친환경과 반도체 업종 등에서도 주가가 10배 안팎으로 상승한 종목들이 나왔다.

◇ ‘위기가 기회로’···코로나19 관련주 연이은 ‘텐배거’

지난 3월 중순만 하더라도 국내 증시는 절망 그 자체였다. 코로나19 확산 공포에 ‘패닉셀’(panic sell)이 이어졌고 지수가 급락했다. 그러나 증시는 보란 듯이 급등했고 그 중심에는 바이오 업종이 있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수혜가 예상됐던 진단키트주, 백신 및 치료제 개발 관련 종목들을 위주로 주가가 크게 올랐다. 

그 중에서도 코로나19 진단 대표주인 씨젠은 가장 많은 조명을 받은 종목이었다. 씨젠은 코로나19 팬더믹(대확산)이 일어나기 전인 올해 2월 3일만 하더라도 주가가 2만9100원 수준이었다. 그러다 같은 달 12일 정부로부터 긴급 사용승인을 받으면서 주목받았고 코로나19의 전세계적 대확산이 나오면서 급등하기 시작했다. 씨젠은 지난 8월 10일 장중 32만2200원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6개월여 만에 주가가 10배 넘게 상승한 것이었다. 다만 백신 개발 기대감이 나오면서 주가는 20만원 아래로 내려온 상태다.

씨젠이 코로나19에 따른 수혜 기대에 주가가 큰폭으로 올랐다. / 그래프=이다인 디자이너.
씨젠이 코로나19에 따른 수혜 기대에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 그래프=이다인 디자이너.

씨젠의 경우 기대감만으로 상승한 것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여타 테마주와는 구분됐다. 씨젠은 코로나19 진단키트의 판매 규모가 커지면서 실적이 수직상승했다. 씨젠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6835억원, 영업이익 4186억원, 순이익 317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675.1%, 2320%, 1410% 급증한 수치다. 

신풍제약 역시 올해 투자 시장에서 뜨거웠던 종목이었다. 신풍제약은 지난 9월 21일 장중 연고점인 21만4000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연저점인 지난 2월 3일 6290원 대비 무려 34배 상승한 수치다. 시가총액도 크게 불어나면서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되기도 했다. 신풍제약 주가 상승을 이끈 것은 올해 3월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한다는 소식이었다. 이 또한 코로나19 백신 개발 이슈에 최근 주가가 12만원대로 하락했다.

코로나19 백신과 관련된 종목들도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SK케미칼은 백신 위탁생산(CMO) 이슈에 올해 연저점 대비 최대 9배 가까이 급등했다. 셀트리온제약 역시 셀트리온그룹의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기대감에 8배 넘게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 패러다임의 변화에 친환경주 ‘급등’

친환경 관련주들도 올해 큰 폭으로 오른 종목들 중 하나다. 글로벌 기업들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강조되는 시대적 흐름을 맞았고 정부의 그린 뉴딜정책, 친환경 정책을 앞세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 등 호재가 많았다. 관심을 받지 못했던 친환경주가 시대적 흐름과 맞아떨어지면서 주가가 급등한 것이다.

풍력발전 대장주로 꼽히는 씨에스윈드는 올 한해 투자자들에게 높은 수익을 가져다주었다. 지난 3월 1만5000원 수준에 거래됐던 씨에스윈드는 이달 18일 17만6000원을 넘어서며 10배 넘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씨에스윈드가 전세계 풍력타워 제조시장에서 16%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

풍력발전 관련주인 삼강엠앤티도 상승세가 가팔랐다. 삼강엠앤티는 해상풍력 파이프를 개발한다는 점이 주목받으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 3월 1730원이었던 주가는 지난 9월 7일 장중 2만3500원까지 오르며 ‘텐배거’를 달성했다.

두산퓨얼셀은 수소 관련주로 각광 받으면서 주가가 연일 상승했다. 두산퓨얼셀은 지난해 10월 두산으로부터 분할된 회사로 당시에도 큰 주목을 받으면서 주가가 상승한 바 있다. 그러다 올해 들어 수소관련 대장주로 꼽히며 본격적인 매수세가 쏟아졌다. 두산퓨얼셀 주가는 연저점에서 연고점까지 최대 1458% 급등했다.

◇ 반도체 소부장·언택트·게임 관련주도 크게 올라

주가가 10배 가까이 상승한 종목들 중에서는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언택트(비대면), 게임 관련주들도 있었다. 이들 모두 향후 성장 기대에 투심이 몰린 경우였다. 

반도체 소부장 테마에서는 올 들어 2배 넘게 오른 종목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반도체 테스트용 부품을 생산하는 티에스이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실적 증대 기대에 올해 연저점과 연고점 기준으로 853.8% 급등했다. 에프에스티는 반도체 차세대 공정인 EUV(극자외선) 수혜주로 꼽히면서 869%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게임과 언택트 업종에서도 텐배거 종목들이 나왔다. 게임제작사인 넵튠은 PC 온라인게임 ‘영원회귀:블랙서바이벌’의 흥행과 크래프톤 지분 보유, 카카오게임즈의 투자 소식에 힘입어 주가가 지난 4일 장중 4만3200원까지 올랐다. 올해 3월 3200원대에 거래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10배 넘게 오른 것이다. 이밖에 원격접속·제어 솔루션 기업인 알서포트는 언택트 열풍과 함께 한때 9.95배 주가가 상승하기도 했다. 

◇ 텐배거 내년에도 나올까···“대세적 흐름 잘 봐야”

이처럼 올해의 경우 코로나19에 따른 증시 급락이 투자자들의 새로운 기회가 되면서 주가가 10배 이상 급등하는 현상이 다수 나왔다. 이에 내년에도 이러한 종목들이 나올 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와 상황이 달라 쉽지는 않겠지만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코로나19로 증시가 급락했던 특수성이 있었다. 시장 관심을 받은 웬만한 종목들은 대부분 2배 넘게 상승했을 정도”라면서 “올해 큰 폭으로 오른 종목들을 살펴보면 시대적인 변화에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들이 다수였다. 내년에 시장 조명을 받는 테마가 무엇일 지는 예측하기 쉽지 않겠지만 증시가 강세장을 보인다면 주가가 몇 배씩 상승하는 종목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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