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차량용 반도체 시장 13% 성장 예상
TSMC, NXP 5나노 공정 수주
애플 자율차 협력 전망도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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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윤시지 기자] 전세계 완성차 시장에 전기차와 자율주행 바람이 불면서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성장세다. 파운드리 선두 업체인 TSMC와 삼성전자 역시 공정 기술력을 앞세워 자동차용 반도체 수주에 나섰다. 전장 사업 특성상 수익원으로 자리잡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장기적인 미래 먹거리를 놓치지 않기 위한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2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디자인하우스 업계는 최근 차량용 반도체 설계를 중심으로 사업 이력을 쌓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로 전기차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이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자율주행 구현을 위한 시스템온칩(SoC) 개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디자인하우스는 팹리스로부터 반도체 설계 사양을 받고 파운드리 공정 기술에 맞춰 생산 및 테스트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아직까진 물량보다는 레퍼런스를 쌓기 위해 수주를 이어가는 추세”라면서도 “아직까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상위권 업체들이 자체 팹에서 생산하는 경우가 많지만 전동화 비중이 늘면서 반도체 외주생산이 늘어날 수 있고 보급형 공정의 경우 패키징과 같은 후공정에 대한 수요가 있어 디자인하우스 물량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첨단운전자보조장치(ADAS) 적용이 늘면서 센서부터, 데이터를 처리해야하는 MCU 및 ECU, 액추에이터용 반도체 수요가 성장세다. 여기에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파워트레인을 구동하기 위한 차량용 전력반도체 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주로 상위권 종합반도체업체 자체 생산 비중이 높았다. 종합반도체업체는 설계과 생산을 모두 수행하는 회사를 의미한다. 최근 이들 회사가 늘어나는 물량에 위탁생산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파운드리 업계엔 추가적인 외주 생산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대만 디지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대만 현지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차량용 반도체 위탁생산 수요가 성장세다. 그간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순수 파운드리 입지는 약했지만, 주요 차량용 반도체 업계가 외주 생산을 늘리고 새해 전기차 수요가 성장하면서 파운드리 업계에도 기회가 열릴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당분간 파운드리 용량 부족이 심화할 전망이다. 

실제로 TSMC는 자율주행 자동차 전용 통합칩 개발에 나섰다. NXP는 차세대 차량용 SoC 플랫폼을 TSMC 5나노 공정에서 양산한다. 새해 신제품 샘플을 고객사에 전달할 계획이다. 애플이 향후 자율주행차 사업을 준비하면서 TSMC에게 또 다른 사업 기회가 될 전망이다. TSMC는 애플의 아이폰 등에 탑재되는 AP를 독점적으로 양산하면서 돈독한 협력관계를 구축한 업체다. 

경쟁사인 삼성전자 역시 시스템 반도체 사업에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공략할 전망이다. 이 회사 역시 새해를 기점으로 파운드리 사업에서 5나노 공정 양산을 본격화한다. 관건은 고객사 확대다.

이 회사는 테슬라 자율주행 반도체인 HW 3.0 칩 등을 양산한 이력이 있다. 여기에 파운드리 사업을 통해 시스템LSI 사업부가 개발한 차량용 반도체 ‘엑시노스 오토’ 등 물량을 소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차량용 프로세서 브랜드 ‘엑시노스 오토’를 출범하고 아우디에 인포테인먼트용 엑시노스 오토V9와 BMW에 5G 차량용 통신장비 TCU를 공급하는 성과를 냈다. 

다만 완성차 고객사가 다소 한정적이고 전체 물량 규모가 작다보니 자사 물량 자체는 당분간 수익사업으로 자리잡기 어려운 구조다. 삼성전자가 그간 공략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용 반도체 대비 새롭게 도전하는 ADAS용 반도체의 경우 더 높은 안전성 수준을 요구하고 시장 규모가 아직 미미한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그럼에도 장기적인 미래 먹거리를 위해 기술 개발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주력하는 스마트폰과 달리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볼륨 규모가 작고 단기간에 대폭 커질 수 없는 시장”이라면서 “ADAS용 반도체 시장의 경우 사실상 전체 완성차 물량 가운데 10~20%에 한정되는 규모라, 새롭게 대규모 투자를 통해 뛰어들기엔 딜레마가 있어 현재 인포테인먼트와 텔레매틱스 사업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새해 완성차 수요가 회복되면서 전세계 차량용 반도체 매출이 올해 187억7000만달러(약20조7000억원)에서 새해 210억달러(약 23조1500억원)로 12.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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