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카드, 내년 3월 ‘커피빈 PLCC’ 상품 출시
PLCC, 실적 효자 노릇 ‘톡톡’···마이데이터 사업 기반 작용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국민카드가 현대카드에 이어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를 출시하며 후발주자로 나섰다. 일찍이 PLCC 사업에 진출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던 현대카드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PLCC가 카드업계의 업황 악화를 타개할 돌파구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 KB국민카드, 커피빈과 손잡고 자사 최초 PLCC 상품 출시
2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전날 글로벌 커피 브랜드 ‘커피빈 코리아’와 제휴를 맺고 자사 최초의 PLCC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PLCC는 대형 유통업체 PB(Private Brand) 상품처럼 신용카드사가 아니라 특화 혜택을 제공하는 기업 자체 브랜드를 사용하는 카드 상품이다. 자체 브랜드를 사용하는 만큼 일반 신용카드나 제휴카드보다 해당 기업과 그 기업 고객들에게 보다 더 집중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향후 선보일 ‘커피빈 PLCC’는 고객들의 결제 패턴과 특성 등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 선호도가 높은 할인 혜택, 쿠폰 등 커피빈 특화 서비스를 양사가 공동으로 제공하고 편의점, 약국, 학원 등 다양한 생활 밀착 업종에서도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상품을 구성할 예정이다.
그간 PLCC 시장은 현대카드가 독보적으로 잡고 있던 분야였지만 국민카드가 후발주자로 뛰어들면서 향후 카드업계 전반에 PLCC 사업 진출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현대카드와 KB국민카드 외에도 많은 카드사들이 PLCC 출시에 한창이다. 하나카드는 토스와 제휴한 PLCC 상품인 ‘토스 신용카드’를 출시했으며, 롯데카드는 간편결제업체인 NHN페이코와 협업한 ‘뉴 페이코 롯데카드’와 롯데그룹 PLCC인 ‘롤라카드’를 선보인 바 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조만간 선보일 ‘커피빈 PLCC’는 실용성 있고 차별화된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가 될 수 있도록 고객들이 한 자의 카드로 제휴사 특화 혜택은 물론 다양한 생활 편의 업종에서도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번 ‘커피빈 PLCC’를 시작으로 고객들의 카드 이용이 많고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파트너사들과 협력을 한 층 강화해 차별화되고 양질의 혜택을 담은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를 다양하게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PLCC, 실적 향상 ‘효자’···마이데이터 사업에도 긍정적
주요 카드사들이 PLCC 사업에 적극적인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는 회원 수 증가와 비용절감 등 실적개선에 있어서 PLCC 카드가 뚜렷한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PLCC 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현대카드는 올해 실적 향상이 두드러졌다. 현대카드의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개인회원 수는 2018년 773만명에서 지난해 867만명, 올해 9월에는 907만명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신규 회원 유입에 힘입어 현대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3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1% 증가했다.
현대카드는 지난 2015년 국내 유통사 최초의 PLCC인 ‘이마트 e카드’를 출시하며 PLCC 사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어 2018년에는 이베이코리아와 협업해 ‘스마일카드’를 출시한 바 있다. 올해 들어서는 더 활발한 PLCC 행보를 이어가며 대한항공, 스타벅스, 배달의민족 등과 협업한 PLCC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PLCC 사업이 실적 개선뿐만 아니라 카드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마이데이터’ 사업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마이데이터란 정보 주체인 개인이 금융 데이터에 대한 열람, 제공 범위, 접근 승인 등을 직접 결정함으로써 개인 신용정보를 통합 조회·관리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은행, 카드, 보험, 핀테크 등 마이데이터 참여 기업들은 각 금융사에 흩어져 있는 금융 데이터를 수집해 소비자 맞춤형 상품·정책 등을 개발할 수 있다. 카드사는 PLCC 사업을 통해 다양한 협업사로부터 비금융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고 이는 향후 고객별 초맞춤형 상품·서비스 제공 등 마이데이터 사업의 기반이 된다.
국민카드 역시 이번 커피빈과의 PLCC 협업을 통해 국민카드가 보유한 빅데이터 기반의 실시간 마케팅 프로그램인 ‘스마트 오퍼링 시스템’과 커피빈의 멤버십 서비스 등 축적된 마케팅 데이터를 활용해 초개인화된 맞춤형 마케팅 활동을 다양하게 펼칠 예정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규 회원 유입과 비용 절감 등 PLCC의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향후 마이데이터 사업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카드업계에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 필요한 만큼 향후 PLCC 출시 움직임이 업계 전반에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