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銀 3분기 누적 순익···전년 동기 比 27%, 9%↓
업계 평균보다 못한 실적 기록
라임 펀드 책임론도 불거졌지만···코로나19로 연임될 가능성도

빈대인 부산은행장(왼쪽)과 황윤철 경남은행장 / 사진=각 사

[시사저널e=이용우 기자] BNK부산·경남은행의 은행장이 연임이냐, 교체냐의 기로에 서 있다. 실적 악화와 라임 펀드 사태에 따른 책임으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코로나19 장기화로 다른 은행장들처럼 두 행장도 연임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내년 금융당국이 라임 사태에 따른 은행 제재를 할 경우 행장 책임론이 커지며 은행에 손실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지적에 교체설이 점차 힘을 받는 모습이다. 

◇순익 악화에 라임 펀드 책임까지 연임 ‘적신호’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빈대인 부산은행장과 황윤철 경남은행장의 임기 만료일은 내년 3월31일이다. 빈 행장과 황 행장 모두 올해 3월 BNK금융지주 김지완 회장의 연임과 함께 각각 1년의 임기를 더 받으며 연임됐다. 빈 행장은 2017년 9월에 취임했고, 황 행장은 2018년 3월에 선임됐다. 

당시만 해도 실적이 연임에 명분이 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부산은행의 2019년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3748억원, 경남은행은 7.5% 증가한 1817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실적이 업계에서 가장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577억원으로 1년 전보다 27.6%(981억원) 감소했다. 경남은행도 같은 기간 8.9%(145억원) 줄어든 1480억원을 기록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지역경제가 타격을 받으면서 은행의 수익도 같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부산은행 순익 감소율의 경우엔 국내은행 평균 순익 감소율보다 유독 높은 상황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7% 감소하는데 그쳤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3분기 실적 비교 / 도표=시사저널e

실적 악화에다 라임 펀드 이슈도 두 은행은 피해 가지 못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라임 펀드를 판매한 은행은 총 8개사로 그 중 지방은행 중에선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유일하게 포함됐다. 부산은행의 경우 총 527억원가량 라임 펀드를 판매했고 경남은행은 276억원어치 판매했다. 농협은행(89억원)과 기업은행(72억원)보다 많은 액수다. 

금감원은 내년 2월 초쯤 라임 펀드를 판매한 은행에 대한 제재심을 열 예정이다. 올해 중으로 시작할 것으로 예상됐던 제재심은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늦춰졌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제재 일정을 내년으로 연기하면서 연임을 앞둔 은행장들의 부담이 줄었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에 대한 금감원 제재 결정이 두 행장의 연임 이후 나올 경우, 업계와 금융소비자의 불신을 불러와 은행에 더 큰 손실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코로나19가 호재? 경영 안정성 이유로 연임되나

다만 코로나19가 빈 행장과 황 행장의 연임에 도움을 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업계 평균보다 못한 실적과 펀드 사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임에도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경영 안정성을 위한다는 이유로 연임될 것이란 주장이 힘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시중은행장들도 대부분 연임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두 번째 연임에 성공했고 진옥동 신한은행장도 연임했다. 두 수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남은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행장도 연임될 것으로 관측된다. 4대 시중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과 저금리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이어지면서 은행장의 연임이 확정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 경기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피해가 크고 금융환경 변화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순익 악화에도 안정적인 조직 운영을 위해 수장을 바꾸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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