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2017년 민사소송 제기, 소가 11억원···인지액 등 고려해 적절한 시점에 소가 상향 조정할 듯
백왕기 변호사, 50억원 소가로 출발···내주 청구취지 확장 시 소가 올려 제출 전망, 조정 폭 관심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대웅제약을 상대로 현재 손해배상소송을 진행 중인 메디톡스와 백왕기 변호사가 향후 어느 시점에 얼마나 소송가액을 올릴지 주목된다. 최근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 출처 분쟁에서 메디톡스가 승소한 것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 특히 백 변호사 측은 다음 주 상향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이나 대웅 또는 윤재승 전 대웅제약 회장과 손해배상소송을 진행 중인 업체들이 당초 소가를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같은 검토의 배경은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 출처 분쟁에서 최근 메디톡스가 승소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승소의 영향을 직접 받은 메디톡스는 물론, 다른 사안으로 소송을 진행 중인 백 변호사(오비엘어소시에이트) 측도 소송에 자신감을 갖고 소가를 올리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균주는 ITC 규제 사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지난 7월 예비판결에서 결정된 나보타 10년 수입금지를 21개월로 줄인 점은 대웅제약에게는 호재로 작용된다”며 “정확히는 메디톡스가 압승이 아닌 절반의 승리를 거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최종적으로는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지난 2017년 제기한 손해배상 민사소송에서 명확한 판결이 예상되고 있다. 

기자가 입수한 사건번호로 검색한 결과, 메디톡스는 2017년 10월 하순 대웅제약과 대웅을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금지 등 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1민사부가 담당하는 이번 소송의 소가는 11억원이다. 이번 소송은 소장 접수 3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판결이 나지 않았다. 7차례 변론기일과 수차례 변론준비기일을 진행했을 뿐이다. 이어 오는 2021년 1월 13일에도 변론준비기일이 예정돼 있다. 

복수의 법조계 관계자는 “유사한 내용으로 미국 ITC가 심리를 하고 있어 그동안 그 결과를 기다린 것으로 추정된다”며 “일러야 내년 상반기 판결이 선고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메디톡스는 소가 조정 여부에 대해 “소송 관련 내용은 소송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메디톡스 내부 관계자는 “조만간 ITC 홈페이지에 공개되는 최종판결문 전문을 참고하고 인지액을 고려해 향후 적절한 시점에 소가를 올리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참고로 인지액은 소가가 10억원 이상인 경우 그 금액에 1만분의 35를 곱한 금액에 55만5000원을 더한 금액이다.  

이번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 출처 분쟁 결과와 직접 상관관계가 적은 백 변호사와 대웅제약의 손해배상소송도 소가 조정 여부에도 눈길이 쏠린다. 이 소송은 백 변호사가 대웅제약이 과거 조선무약합자회사에 대한 인수 실패 이후, 필리핀 소재 미모사리조트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웅제약과 윤 전 회장이 백 변호사를 속여 금전적 손해를 입혔다는 주장을 내놓으며 제기한 사건이다. 소송의 소가는 50억원이다. 백 변호사는 다음 주 내로 당초 소송의 청구취지를 확장하는 동시에 소가를 상향 조정, 법원에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소송 진행 상황을 보면 지난 10월 초순 백 변호사가 서울중앙지법에 소장을 접수했다. 이에 법원은 같은 달 15일 소장부본과 소송안내서, 답변서요약표를 윤 전 회장과 대웅제약에 송달했다. 이어 29일 법무법인 디.엘.에스는 윤 전 회장과 대웅제약 소송대리인으로 지정돼 법원에 위임서를 제출했다. 이어 법원은 이달 1일 백 변호사 소송대리인과 법무법인 디.엘.에스에 17일 판결선고를 하겠다며 판결선고기일통지서를 송달했다.

하지만 법무법인 디.엘.에스가 이후 재판부에 답변서를 제출, 무변론판결은 취소됐다. 이에 백 변호사 측은 오는 28일 재판부에 준비서면을 제출한 후 연내 청구취지 확장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백 변호사  측 관계자는 “기다리던 답변서가 도착됐으니 청구취지 확장 등을 포함, 적극적으로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청구취지 확장에 소가 상향 조정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안으로 소가를 올리되 구체적 금액은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2개의 민사소송과 관련해 대웅제약에 이날 오전부터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은 없는 상황이다.          

복수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현재도 그렇지만 소가를 올리게 되면 원고든 피고든 해당업체는 모든 것을 걸 수 밖에 없다”며 “메디톡스가 얼마나 소가를 올려 정면승부를 노릴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