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포카리스웨트 등 편의점 가격 인상
국제 곡물가 인상 길어지면 라면·빵·과자 가격 인상 압박할수도
[시사저널e=박지호 기자] 연말이 되면서 식료품 가격이 연달아 오르고 있다. 편의점 및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음료 제품의 가격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국제 곡물가격 상승으로 라면·과자 등 가격 인상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오츠카는 내년 1월부터 이온음료 포카리스웨트, 데미소다, 오로나민C 등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 포카리스웨트 캔(245ml)은 1300원에서 1400원으로 7.7%, 데미소다 캔(250ml)은 1200원에서 1400원으로 16.7%, 오로나민C(120ml)는 1000원에서 1200원으로 20% 각각 인상된다.
동아오츠카가 포카리스웨트 등 제품 가격을 인상한 것은 2018년 5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코카콜라음료도 내년 1월 1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코카콜라, 씨그램, 몬스터에너지 등 주요 음료 제품 가격을 100~200원 가량 인상한다. 같은 시기에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파워에이드와 토레타 가격 역시 약 7% 인상된다. 해태htb의 생수 강원평창수와 갈아만든배의 가격도 오른다. 평창수(2L) 판매가는 1400원에서 1500원으로 7.1%, 갈아만든배(1.5L)는 3900원에서 4300원으로 10.3% 인상된다.
이같은 유통업계의 도미노 가격 인상은 소비자로 하여금 기시감을 불러일으킨다. 그간 식음료 및 외식업계는 연말연시에 인건비, 원부재료 가격 인상을 이유로 소비자가격 인상을 추진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말에는 롯데리아와 KFC, 버거킹, 농심이 올해 연초에는 뚜레쥬르, 한국야쿠르트, 맥도날드, 빽다방, 롯데칠성, CJ제일제당이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특히나 올해는 국제 곡물 가격이 오르면서 라면·빵·과자 등 주요 제품의 가격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예컨대 밀 가격 인상은 국내 제분업체(밀가루 수입 공급업체)의 출고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밀가루를 주 원료로하는 식품의 가격 인상을 압박할 수 있다.
지난 17일 농림축산식품부의 국제곡물 자문위원회 점검 결과, 지난 8월 이후 수출국 가뭄, 중국 수요 등 영향으로 밀·대두·옥수수 등 국제가격이 상승 추세에 있다. 다만 이에 따른 국내 영향을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농식품부는 “최근 환율 하락 영향으로 국제가격 상승이 국내 제품 가격에 아직 반영되지 않고 있으며, 국내 업계도 내년 5~8월초까지 소요 물량을 사전계약으로 확보하는 등 아직까지 국내 영향은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가격 인상이 장기화될 경우에는 영향이 불가피하다고도 덧붙였다. 농식품부는 “현 국제가격 상승추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에도 영향이 불가피한만큼 관련 동향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정보 공유 필요성등에 대해 공감한다”고 밝혔다.
그간 업계 선두 업체가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하면 후발 업체들도 가격 인상에 나서는 만큼 도미노 가격 인상의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눈치게임을 하는 상황에서 시장 선두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보통 다른 업체들에까지 이어진다”면서 “시기가 시기인만큼 가격 인상 유인이 존재하는 품목에 대해서는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