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이어 인뱅도 신용대출 속도 조절 나서
카뱅, 연말까지 ‘마통 신용대출’ 중단···케뱅도 대출 금리 인상 논의
“당분간 적극적인 여신 확대 어려울 것”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최근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일부 비대면 대출의 한도를 축소하거나 판매를 중단하는 등 고강도 대출 조이기에 나선 가운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에서도 대출 조절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케이뱅크의 경우 대주주 변경 이후 공격적인 여신 영업을 기반으로 재도약을 시작한 만큼 대출 규제로 인해 성장세가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현재 신용대출을 억제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전반적인 대출 정책 유지를 위해 대출 상품 판매 중단이나 한도 축소가 아닌 금리 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지난 9월에 한 차례 대출 금리를 올렸기 때문에 실제로 금리를 인상할지 여부는 논의 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이달 31일까지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 신규 대출을 중단한다.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선 것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대출 속도 조절을 위해 신용대출 총량 관리가 필요하지만 중금리 대출의 경우 이용고객이 대부분 개인사업자나 소상공인이기 때문에 서민금융 지원 차원에서 이를 막을 수는 없었다”며 “마이너스통장은 고신용자 비중이 많고 대출 잔액의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신용대출 중에서도 마이너스통장의 신규 대출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은행들이 이처럼 대출 속도 조절에 나선 이유는 은행권에 대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이 거세진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앞서 시중은행들은 비대면 직장인대출을 중단하거나 전문직 대출의 기본 한도를 줄이는 등 이례적인 조치를 연이어 내놓은 바 있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압박이 인터넷전문은행까지 뻗치자 일각에서는 여신 영업을 중심으로 경영정상화를 주도해온 케이뱅크의 성장세가 한풀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케이뱅크는 지난 7월 비씨카드를 새로운 대주주로 영입한 이후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금확충 문제로 지난해부터 잠정 중단됐던 대출을 재개하면서 신용대출과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 등의 여신 영업 드라이브가 성장세를 견인했다.
실제로 케이뱅크는 지난해 3분기 총여신이 1조4832억원에서 올해 3분기 2조1060억원으로 42.0%(6228억원) 증가했다. 2분기(1조2591억원)와 비교하면 무려 67.3% 급증한 규모다. 이에 힘입어 3분기 기준 총자산도 3조2799억원으로 전 분기(2조605억원) 대비 1.6배 성장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영업을 재개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케이뱅크 입장에서는 여신 확대가 중요하지만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당분간 대출 영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케이뱅크의 경우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규제 관련 회의에 참석하지 않기 때문에 여타 은행들보다 상대적으로 규제 압박이 덜할 것”이라며 “또한 대출 옥죄기가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서 성장세에 큰 타격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