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후려치기' 리포트 발표에 주가 13.2% 급락···40만원 돌파하던 상승세 한풀 꺽여
외국계 증권사 리포트 발표시마다 주가 하락···개인투자자들 '속앓이'도 반복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최근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 기대에 셀트리온 주가가 연일 상승하자 JP모건이 거품 가능성을 지적하는 부정적 내용의 리포트를 공개했다. 셀트리온 주가는 JP모건의 매도 리포트 발표에 상승동력을 잃고 주춤하고 있다.
JP모건의 셀트리온 리포트 발표를 놓고 개인투자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외국계 증권사의 셀트리온 매도 리포트가 나올 때마다 셀트리온 주가가 단기적으로 약세를 보였기에 투자자들의 속앓이는 반복되고 있다는 평가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 주가는 이번주 36만1000원으로 장을 마치며 지난주보다 5% 하락했다.
셀트리온 주가가 이번주 하락한 것은 8일 13.2% 급락한 타격이 컸다. 셀트리온 주가는 지난달 18일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이달 4일과 7일에는 각각 8.26%, 6.18% 급등했고 덕분에 7일에는 종가기준 역대 최고가인 40만3500원으로 장을 마치기도 했다.
하지만 JP모건은 7일 장종료 이후 발표한 ‘한국 2021년 전망’ 보고서에서 셀트리온에 대해 “피해야(avoid)할 종목”이라며 목표주가로 21만원을 제시했다. JP모건은 “코로나19 치료제로 셀트리온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유럽과 미국에서 본업인 바이오시밀러 시장점유율 감소와 재고증가로 2021년 이익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며 “현재 셀트리온 주가는 고평가된 상태”라고 단언했다.
JP모건 보고서 발표를 계기로 셀트리온 주가는 8일 13.26%(5만3500원) 급락한 35만원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들은 8일 하루에만 무려 1404억원가량의 셀트리온 주식을 순매도했다.
셀트리온 주주들은 이번에도 외국계 증권사들이 셀트리온을 공격한다며 분개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8일 셀트리온 주식을 1590억원가량 순매수하며 외국인들이 쏟아내는 물량을 받아냈지만 주가하락은 막지 못했다.
셀트리온은 2017년 10월18일 발표된 모간스탠리의 리포트를 시작으로 외국계 증권사들의 '후려치기'에 시달려왔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셀트리온 당시 주가에 턱없이 못 미치는 목표주가를 제시하며 ‘매도’ 또는 ‘비중 축소’ 의견을 발표했다. 외국계 증권사들의 부정적 리포트가 공개될 때마다 셀트리온 주가는 급락했다.
2018년을 끝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외국계 증권사의 셀트리온 매도 리포트는 올해 9월9일 JP모건을 통해 2년 만에 재개됐다. JP모건은 당시 “셀트리온의 성장동력이 둔화되고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며 당시 셀트리온 주가(31만8000원)의 절반을 조금 넘는 19만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셀트리온은 JP모건 리포트에 대해 “해당 보고서는 경쟁사 대비 부정적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짜맞추기식 내용으로 구성됐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도 긴급 설명회를 여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셀트리온 주주들은 외국계 증권사들이 매도 리포트 배경에 주가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려는 시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외국계 증권사들의 매도 리포트는 대부분 발표 직후에는 짧게나마 주가를 끌어내리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과거 모건스탠리 등은 매도리포트를 내놓으면서 셀트리온 공매도를 늘리기도 하면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다른 곳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한 후 실제로 주가가 떨어지면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사서 다시 갚는 투자기법이다.
한국거래소 공매도포털에 따르면 9일 기준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액은 2조3804억원으로 금액기준 전체 주식의 4.99%에 달한다. 공매도 잔고 비중으로 놓고 보면 롯데관광개발(6.80%), 두산인프라코어(5.15%)에 이은 3위다.
한편 이번주 코스닥에서는 시가총액순위 1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가 상승세가 지속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JP모건의 매도 리포트 여파로 8일 하루동안 주가가 16.71% 급락하기도 했지만 나머지 거래일은 모두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주보다 6.28% 상승한 15만9100원으로 이번주 장을 마칠 수 있었다.
셀트리온제약과 씨젠, 에이치엘비, 알테오젠, 카카오게임즈는 코스닥 시가총액순위 2~6위를 수성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제넥신을 제치고 시가총액순위 7위로 올라섰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발표한 리포트에서 “에코프로비엠은 2021년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1조2000원, 949억원을 기록하며 올해보다 43%, 60%씩 증가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19만원으로 상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