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상무직으로 퇴직···해외현장 자문역 맡다가 올해 정기 임원인사서 플랜트사업본부장 승진
85년 입사, 해외 플랜트 전문가···나이지리아 LNG 수주 진두지휘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대우건설이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플랜트사업본부장(전무)으로 민경복 상무를 내정했다. 민 전무는 2016년 상무직 퇴직 이후 해외현장에서 자문역으로 일하다가 나이지리아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의 성과를 인정받아 4년 만에 전무로 화려하게 복귀하게 됐다. 부진을 겪고 있는 대우건설의 플랜트사업을 일으킬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10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민 전무는 서울대 농업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5년 대우건설에 입사해 줄곧 해외사업을 챙긴 정통 대우맨이다. 1999년 대우그룹 구조조정으로 워크아웃에 들어가고, 2009년 말 대우건설이 금호아시아나에 인수되는 등 다사다난했던 대우건설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지켰다.
민 전무의 경력을 살펴보면 나이지리아와 인연이 깊다. 2004년 나이지리아 CCAGG 가스플랜트 사업장에서 현장소장을 맡았다. 해당 사업은 공사금액만 12억 달러로 당시 국내 건설사가 나이지리아에서 수행한 공사 중 가장 큰 규모의 공사였다. 2010년에는 나이지리아 바란 우비에(Gbaran-Ubie) 프로젝트에서 현장소장을 맡아 공사를 책임졌다.
민 전무는 여러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플랜트사업 담당 상무로 승진했다. 이후 알제리 비료공장(Fertilizer) 프로젝트와 쿠웨이트 알주르 정유공장(Al-Zour Refinery) 프로젝트에서 매니저를 담당했다. 하지만 2016년 대우건설이 해외인프라 사업본무 축소 등 해외사업 부문의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그해 회사를 나오게 된다. 당시 대우건설은 국제유가 하락과 신규 수주 감소로 해외 실적이 크게 줄어드는 등 투자보다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조직 슬럼화를 단행했다.
대우건설은 2년 뒤 민 전무를 다시 불렀다. 2018년 3월 오만 두쿰 정유공장(Duqm Refinery) 프로젝트 매니저를 거쳐 올해 3월부터는 대우건설이 공들인 나이지리아 LNG 트레인7 프로젝트 자문을 맡겼다. 해당 사업은 연산 800만톤 규모의 LNG 생산 플랜트 및 부대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규모만 2조669억원에 달한다. 수주 과정에서 민 본부장의 활약이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해당 프로젝트는 그간 일본이나 유럽 등 일부 글로벌 건설사들이 독식해온 LNG 액화 플랜트 시장에서 독자적인 원청사 지위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민 전무에게는 나이지리아 LNG사업을 중심으로 플랜트사업 부문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현재 일본 치요다(Chiyoda)와 카타르 LNG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하고 있으며 나이지리아, 오만 등지에서도 LNG 프로젝트 수주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포트폴리오 변화에 대응해 경영 안정화에 주력하면서 수주 및 기술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인사가 이뤄졌다”며 “오랜 경험과 리더십을 갖춘 민 전무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플랜트사업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다. 플랜트 매출은 최근 5년간 뚜렷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매출은 2016년 2조7917억원에서 지난해 1조6824억원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올해는 더 심각하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이 8278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동기 대비 31% 가량 쪼그라든 것이다. 수익성 악화도 지속되고 있다. 올 3분기 37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4년 258억원에서 적자 전환해 줄곧 마이너스 값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