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 편의점 최초 중고거래 플랫폼 파라박스 설치···기존 중고거래 취약점 보완
특화점포로 흑자 이뤄낸 이마트24 스타트업과 제휴···“일부 점포서 고객 반응 살피는 중”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이마트24가 차별화된 점포 실험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부 점포에 무인 중고거래 자판기를 도입했다. 편의점 업계가 앞 다퉈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며 차별화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커지는 중고거래 시장을 활용해 성장세를 이어가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마트24는 편의점 업계 후발주자인 만큼 점포 수 순증을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이 필수과제였다. 이마트24는 다른 편의점들과 차별화를 두면서 성장했고, 2014년 편의점 시장에 뛰어든 이래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특히 지난 2017년 위드미에서 이마트24로 리브랜딩 당시 설정한 ‘3년 내 점포 수 5000점 달성’과 ‘흑자 전환’ 목표를 모두 달성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마트24가 빠르게 목표를 달성한 데는 매장 차별화 영향이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뒷받침한다. 이마트24는 전체 점포 절반 수준인 2400여 곳을 와인과 위스키 등을 판매하는 주류 특화매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외에도 애플, 무인점포, 숍인숍 등 실험을 통해 다른 편의점과 차별점을 두고 있다.
이번에 이마트24의 실험은 무인 중고거래 자판기다. 이마트24는 최근 커지는 중고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스타트업과 제휴를 맺고 코엑스몰·삼청동·여의도SK점 등 총 8개 점포에 중고거래 자판기 ‘파라바라’를 설치했다. 그간 GS25, CU 등 편의점 업계에서 중고거래 활성화를 위해 반값 택배 등 택배 서비스를 강화한 적은 있지만, 이처럼 중고거래에 직접 뛰어든 것은 이마트24가 처음이다.
중고거래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흐름에 따라 크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 이용자 증가율은 2018년 45%, 2019년 66%, 2020년 117%로 지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 11월까지 번개장터에서 거래된 건수는 1100만건으로, 거래액은 약 1조1000억원에 달한다.
파라바라는 ‘직접 눈으로 제품을 본 뒤 구매한다’는 중고직거래의 장점은 살리고 직접 만나거나 택배로 물건을 받아야 하는 단점을 해결한 일명 ‘무인 중고거래 자판기’다. 신개념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해 이마트24 이용 고객의 편의를 높이고 지역 거점 커뮤니티 플랫폼으로서의 역할로 이마트24와의 향후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거래 방식도 간단하다. 판매자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판매하고자 하는 상품과 원하는 가격을 입력하고 투명 사물함 박스 안에 넣어두면 된다. 구매자는 본인이 원하는 상품이 있으면 언제든지 원하는 시간에 방문해 직접 상품을 보고 구매해 가져갈 수 있다.
이용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직접 만나 거래해야하기 때문에 시간 약속을 잡기 어려웠던 직장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좋은 편이다. 점심시간, 퇴근시간을 이용해 물건을 넣어놓고 판매하거나 거래할 수 있어 쉽게 거래할 수 있어서다. 파라바라에 따르면 한 대당 한 달에 약 100건의 거래가 발생한다.
이마트24 관계자는 “현재 총 8개 점포에 설치한 상태”라면서 “고객 반응을 살피는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근거리 쇼핑이 주목받으면서 편의점 이용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정 부회장이 2017년 이마트24 리브랜딩 당시 “미래 신성장 동력의 핵심축으로 편의점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마트24의 실험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파라바라 관계자는 “그간 중고거래는 상품 구입을 확정하기 전에 실물 확인이 어렵고 낯선 사람과 복잡한 거래 절차를 거쳐 대면해야하는 부담이 있었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 이마트24에 도입하게 됐다”면서 “연내 이마트24 10개 점포에 추가 도입해 소비자 반응을 테스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