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2020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 결과···석탄공사 네 단계 ‘훌쩍’, 난방공사는 종합청렴도 ‘꼴찌 등급’

[시사저널e=이승욱 기자] 국내 주요 공기업의 청렴도 평가에서 대한석탄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이 최상위 등급을 받은 반면,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최하위 등급을 낙점받아 대조적인 평가를 받았다. 부정부패 방지를 위한 제도적인 예방 노력뿐만 아니라, 내‧외부의 인식과 실제 비리 사건 발생 여부가 평가를 가르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9일 국민권익위가 공개한 2020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대상 기관은 580개 공공기관으로, 정부부처 등 중앙행정기관 45개 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공직유관단체 등이다.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등은 공직유관단체에 유형별로 포함됐다.  

이번 청렴도 측정 결과는 공공기관과 업무경험이 있는 국민(외부청렴도)과 공공기관의 공직자(내부청렴도) 등이 응답한 설문조사 결과를 가중 평가한 후, 부패사건 발생 현황에 따라 감점을 해 종합청렴도를 평가했다. 

올해 청렴도 평가는 외부청렴도 항목에서 15만3141명, 내부청렴도 5만5011명 등 모두 20만8152명이 참여해 이뤄졌다. 설문 조사는 지난 8월부터 11월까지 4개월 간 전화와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사저널e가 권익위의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 자료에서 2020년 지정 공기업(시장형‧준시장형) 36곳 중 ㈜에스알과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중부발전㈜를 제외한 33곳의 청렴도 조사 결과를 살펴본 결과, 종합청렴도 항목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과 대한석탄공사(석탄공사)가 최우수 등급인 1등급을 받았다.  

/ 표=김은실 디자이너
/ 표=김은실 디자이너

지난해 종합청렴도 항목에서 2등급을 받은 한수원은 올해 한 단계 올라선 1등급을 받았다. 한수원은 해당 기관에서 업무 경험이 있는 국민들이 평가한 외부청렴도 항목에서 올해는 2등급(전년 2등급)을, 공직자들이 평가한 내부청렴도에서는 3등급(전년 3등급)을 받았다. 

한수원은 지역사회와 협력업체가 함께 청렴활동을 벌이고, 사전 컨설팅 감사 제도를 활성화해 적극적인 행정 구현을 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수원과 동일한 종합청렴도 1등급을 받은 석탄공사다. 석탄공사는 지난해 이 항목에서 5등급으로 최하위 등급을 받았지만 올해 4단계나 뛰어올랐다. 석탄공사는 외부청렴도와 내부청렴도에서는 각각 2등급(전년 5등급), 1등급(전년 2등급)으로 분류됐다.

석탄공사는 전사적인 부패 유발 요인 차단과 청렴  문화 확산, 업무청렴도 향상, 내부 조직문화 개선 노력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자체 평가했다. 석탄공사는 내부청렴도에서 8.55점, 외부청렴도 9.22점을 받아 종합청렴도 9.06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기관(Ⅲ유형) 중 유일한 1등급을 받은 석탄공사는 평가 기간 내 부패행위가 발생하지 않아 감점 요인이 없었던 것이 청렴도 평가에서 많은 배점을 받은 요인으로 작용했다. 

공기업 29곳 중 종합청렴도 항목에서 최하위 5등급을 받은 기관은 한국지역난방공사(이하 난방공사)가 유일했다.

공기업 중 유일한 종합청렴도 최하위를 기록한 난방공사는 외부청렴도 4등급과 내부청렴도 3등급을 받아 전년과 동일한 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종합청렴도 항목에서는 전년 4등급보다 한 단계 내려간 5등급을 기록했다. 

난방공사는 올해 1월 권익위가 주관하는 부패방지시책평가에서 석탄공사에 비해 한 등급 높은 2등급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청렴도 평가에서는 최하위 등급을 받아야 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난방공사는 지난 9월 초 임직원 7명이 품위유지의무 위반과 성실의무 위반 등으로 각각 감봉 1~2월 또는 견책 처분을 받았다. 

권익위 관계자는 “난방공사의 경우 업무경험이 있는 민원인이 평가하는 외부평가나 공직자의 내부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종합점수에서 5등급에 해당하는 낮은 점수를 받은 케이스”라면서 “제도적인 시책을 잘 마련했다고 하더라도 구성원의 청렴도에 대한 인식이 몸으로 체득되지 않으면 낮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항만공사의 경우 내부평가 항목에서 5등급(전년 3등급)을 받았지만, 외부청렴도 평가 항목에서 전년 4등급이 올해 3등급으로 한 등급이 올라 종합평가 항목에서는 전년과 동일한 3등급을 낙점받았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역시 내부청렴도 평가 항목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았지만, 종합청렴도에서는 4등급에 올랐다. 

또 종합청렴도 항목에서 그랜드코리아레저(GKL), 한국공항공사 각각 전년 대비 1등급씩 오른 2등급을 차지한 반면,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지난해와 비교해 한 등급 내려간 4등급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을 받았다. 

한국전력 산하 중부발전을 제외한 발전공기업 4개사 중 남동발전과 서부발전은 2등급, 남부발전과 동서발전은 3등급을 받았다. 서부발전은 전년 3등급에서 한 단계 상승한 반면, 남부발전과 동서발전은 전년 대비 한 등급씩 낮은 평가를 받았다. 

/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 공공기관 청렴도 4년째 향상···내외부 평가는 엇갈려 

한편 권익위의 ‘2020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 조사 대상 공공기관의 종합청렴도는 전년 대비 0.08점 상승한 8.27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6년 9월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최근 4년 동안 종합청렴도가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익위는 이에 대해 공공기관과 업무경험이 있는 국민의 평가가 개선되고 외‧내부 업무 과정에서 부패를 경험한 비율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전년 조사와 비교하면 종합청렴도는 8.19점에서 8.27점으로 0.08점, 외부청렴도는 8.47점에서 8.53점으로 0.06점 상승했다. 반면 내부청렴도의 경우 올해 7.59점을 기록해 전년 7.64점에 비해 0.05점이 하락했다. 

특히 부패사건이 발생한 기관은 580개 기관 중 118개 기관으로 모두 259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기관의 경우 금품수수가 43.8%(92건)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향응수수 22.4%(47건), 공금유용‧횡령 12.9%(27건), 직권남용 12.4%(26건) 순이었다. 

공기업 등이 포함된 공직유관단체의 경우 역시 금품수수 38.8%(19건)으로 가장 많았지만, 직권남용 28.6%(14건)이 뒤를 이었고, 공금유용‧횡령과 향응수수는 각각 14.3%(7건)으로 행정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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