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내년 1월 예상,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후 첫 강남 물량될 듯
둔촌주공도 조합대행 체제 갖춰···내년 공시지가 발표 이후 분양가 책정 계획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올 초부터 분양예고로 예비청약자들을 설레게 한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 통합재건축) 분양이 임박했다. 지난달 말 택지비 감정평가액을 승인받으면서 분양가 책정을 앞두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내년 1월 분양시장의 포문을 여는 게 해당 사업장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원베일리와 함께 또 다른 대어로 주목받는 둔촌올림픽파크 에비뉴포레(둔촌주공 재건축) 역시 조합 내홍으로 분양일정이 올스톱됐다가 최근 직무대행 체제를 갖췄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 분양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드디어 풀리나’···분양일정 해 넘기지만 기대감 커져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원베일리 조합은 지난달 말 한국감정원으로부터 3.3㎡ 기준 택지비 4200만원을 승인받았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은 사업장의 분양가는 택지비에 건축비·가산비 등을 더해 정하는 형태여서 분양가 역시 조만간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단지는 분양을 앞두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분양가를 두고 HUG는 평당 4900만원, 조합은 평당 5500만원을 각각 요구하면서 이견을 보이다 분양시기를 한차례 놓쳤다. 이후 7월 29일부터 시행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조합으로썬 분양가와 분양일정을 잡는 게 더 어려움을 겪는 듯 하며 분양시기가 무기한 늘어졌다.
그러나 공시지가가 오르면서 상한제 적용이 조합에 되레 유리해졌다. 공시지가 상승으로 택지비가 올라서다. 2020년 서울시 개별 공시지가는 지난해 대비 8.25% 올랐는데, 이 가운데 원베일 리가 있는 서초구는 12.3%로 서울 내 자치구 가운데 상승 폭이 가장 컸다. 분양가 상한제 사업장의 분양가 책정은 택지비에 상당히 좌우된다.
통상 일반분양가는 감정 택지비에 건축비·가산비 1000만원 가량 더해 결정된다. 원베일리는 3.3㎡ 기준 택지비 4200만원을 승인받았기 때문에 업계는 이곳의 3.3㎡ 당 일반분양가가 5000만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신규 분양 시 해당 지역에서 최근 1년 이내 분양한 아파트의 분양가를 넘지 못한다’는 HUG의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에 따라 3.3㎡ 당 5000만원을 넘긴 사업장이 없었다. 원베일리가 평당 5000만원 시대의 포문을 열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이유다.
◇조합장 직무대행 체제 갖춘 둔촌주공, 원베일리 선례 따라 ‘공시지가 상승’ 효과 누리나
둔촌올림픽파크 에비뉴포레(둔촌주공)도 정상화 궤도에 들어섰다. 지난 8월 조합이 분양시기를 놓치며 내홍에 휩싸이다 집행부가 모두 해임됐고 사실상 재건축 일정은 올스톱됐다. 그러다 지난 7일 조합장 직무대행자를 선임했다.
시장의 관심은 일반분양 시기다. 둔촌주공은 지상 최고 35층 85개 동 1만2032가구(임대 1046가구 포함) 규모의 아파트와 부대시설을 짓는 사업으로, 단일규모 국내 최대 아파트 단지가 된다. 일반분양 물량만도 4786가구에 달한다.
조합 측은 최근의 공시지가 상승분을 반영해 일반분양가를 높게 책정할 기틀을 마련한 원베일리의 선례처럼, 내년 공시지가 발표 이후 택지비 감정평가 신청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대로라면 둔촌주공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는 분양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와 같은 계획에 예비 청약자들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면서 분양가가 5~10% 정도 낮아질 것을 예상했는데, 공시지가 상승에 따라 택지비가 높아졌고 이는 곧 분양가가 이전보다 더 높아지게 되는 형태의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게 예성돼서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는 수요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공급하기 위해 나온 정책이지만, 공시지가 상승은 결국 분양가 상승을 초래하기 때문에 결국 이전보다 높아진 공시가에 수분양자는 높은 값에 분양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