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국내은행 BIS비율 16.02%···전분기 대비 1.46%p 상승
바젤Ⅲ 최종안 도입 효과로 위험가중자산 99조 감소

국내은행 자본비율 현황/자료=금융감독원
국내은행 자본비율 현황/자료=금융감독원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올해 3분기 은행권의 자본 건전성 지표인 자본 비율이 직전 분기보다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의 당기순이익 상승과 증자에 따른 자본 증가, 그리고 국제 은행자본규제 기준인 바젤Ⅲ 최종안 도입으로 위험가중자산이 감소한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분기(7~9월) 말 국내은행의 자본적정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6.02%로 전 분기 말보다 1.46%포인트 상승했다.

동시에 기본자본비율(14.02%)과 보통주자본비율(13.40%)도 1.33%포인트, 1.30%포인트씩 증가했다. 은행이 총자본비율, 기본자본비율, 그리고 보통주자본비율을 각각 10.5%, 8.5%, 7% 이상 유지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규제비율을 4~5%포인트 웃도는 수치다.

은행권의 자본건전성 지표가 개선된 배경에는 금융지주마다 당기순이익이 늘어난 데다, 자본 확충으로 총 9조원 규모의 자본이 증가한 게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바젤Ⅲ 최종안 조기 도입으로 위험가중자산이 99조2000억원(5.8%)이나 줄어든 영향이 컸다.

금감원은 당초 2022년부터 기업 대출 신용리스크 산출 기준을 완화하는 바젤Ⅲ 최종안을 시행할 방침이었지만 이를 1년 반 이상 앞당겨 올해 2분기부터 적용하도록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가계와 기업이 어려움을 겪자 은행의 자금공급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신한(18.77%)·농협(18.12%)·우리(17.64%)·국민(17.22%)·하나(15.36%) 등 대형은행을 포함한 모든 은행이 BIS 기준 규제 비율(10.5%)을 크게 웃돌았다.

산업은행(13.36%)과 수출입은행(14.33%) 총자본비율도 각각 0.51%포인트, 0.89%포인트 상승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총자본비율을 각각 13.45%, 25.90%였다. 케이뱅크는 지난 7월 실시된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반영된 덕에 자본비율이 15.70%포인트로 크게 개선됐다.

은행 금융지주의 자본 비율도 올랐다. 지주사의 기본자본비율(13.30%), 보통주자본비율(12.09%)은 각각 1.02%포인트, 0.90%포인트씩 상승했다. 바젤Ⅲ 도입으로 위험가중자산이 줄고, 자본이 늘어난 영향이다.

개별 금융지주별로는 신한(15.94%)·농협(15.28%)·KB(14.69%)·하나(14.38%)·우리(14.23%) 등 대다수가 15% 안팎의 안정적인 자본 비율을 유지했다.

BNK(13.45%)·JB(13.40%)·DGB(12.93%) 등 지방금융지주의 총자본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으나 그럼에도 금융당국의 규제 비율(10.5%)보다는 높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은행과 은행 지주의 자본 비율은 규제 비율을 큰 폭으로 상회하고 순이익을 안정적으로 시현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들이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을 확보하고, 자금공급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자본확충과 내부 유보 확대 등을 지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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