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면역효과 70~90%대···90% 넘는 화이자나 모더나보다 낮아
정부, 아스트라제네카만 계약 상태···화이자와 모더나는 계약 추진, 도입 시기 불투명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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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코로나19 예방백신의 국내 도입 추진이 발표됐다. 백신 특성상 안전성과 효과성, 그리고 도입 물량,  수입 시기 등이 핵심사안으로 분류된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에 대한 안전성에 논란이 적지 않은데, 정부와 관변 전문가들은 위험하지 않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정부는 8일 국무회의에서 코로나19 백신 확보 계획을 의결한 후 코박스 퍼실러티(약 1000만 명분) 및 글로벌 백신 기업(약 3400만 명분)을 통해 최대 4400만명 분의 해외개발 백신을 선구매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글로벌 제약사를 통해 최대 6400만 회분 백신을 선구매할 예정이다. 제약사별로는 아스트라제네카 2000만 회분, 화이자 2000만 회분 및 얀센 400만 회분, 모더나 2000만 회분을 선구매한다는 방침이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백신 특성상 안전성과 효과성이 핵심이고, 도입 물량, 수입 시기 등을 체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독감백신을 접종한 후 1주일 이내 사망 사례가 집계돼 발표되는 등 특히 국민 건강에 있어 코로나19 백신 안전성과 효과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정부와 관변 전문가들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위험하지 않다며 안전성과 효과성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가까운 시일 내 마지막 임상 결과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최근 정부와 아스트라제네카 대표단 협의 과정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왔다”고 소개했다.

양진영 식약처 차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지난 10월부터 사전심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현재 비임상 심사를 진행 중이며, 아스트라제네카 외 다른 기업에서는 아직까지 사전심사, 사전검토를 신청한 바 없다”고 말했다.

남재환 가톨릭 의대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특별히 위험하지 않다”며 “아스트라제네카를 비롯해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도 부작용을 모두 공개한 상태인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다른 백신에 비해 특별한 부작용이 더 심각하게 있다고 얘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 교수는 “한국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먼저 구매한 것은 전략적으로 옳은 결정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면역효과는 평균 70~90%대로 파악된다. 반면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의 효과는 90%를 넘는 수준이다. 정부는 이날 제품별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가격이 화이자나 모더나에 비해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도 아스트라제네카와 존슨앤드존슨-얀센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화이자와 모더나는 상대적으로 고가라는 점을 밝히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가격을 둘러싸고 여러 시각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 정서로는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모더나 백신은 2번 접종하는 방식이고, 얀센은 1번만 접종한다”며 “이번에 선구매한 백신은 내년 2, 3월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즉,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만 내년 상반기 도입이 확정됐고, 나머지 제약사 백신 도입 시기는 불투명하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본 등 다른 나라들은 전체 인구의 2~3배가량이 접종할 수 있는 백신 물량을 확보하는데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라며 “타이밍이 중요한데,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국내에 언제 들여올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와만 백신 계약을 체결한 후 보여주기 식으로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스트라제네카를 제외한 다른 제약사와 협상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전체적 로드맵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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