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 회장직 내려놓은 허창수 회장, 6번째 유임할지 주목
신동빈·김승연 회장 나설지 주목되지만 올해도 구인난 예상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사람으로 따지면 내년에 환갑을 맞이한다. 세계 및 국내 정치적으로 중요한 시기를 맞이하는 전경련이 차기 회장에 어떤 인물이 오게 될지 재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61년 순수 민간경제단체로 설립된 전경련은 내년이면 창립 60주년을 맡는다. 이와 더불어 한미동맹 중요성이 강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경련이 좀 더 바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경제단체들 중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꼽힌다. 특히 전경련 부회장단인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최근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이사로 선임되며 주목받은 바 있다. 한 재계 인사는 “류진 회장은 국내 재계 인사들 가운데서도 고(故) 조양호 회장 등과 함께 대표적인 미국전문가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정부의 ‘패싱’으로 기지개를 못 펴고 있지만, 전경련으로선 의미 있는 한 해를 맡게 되는 시점에 누가 차기 회장이 될지 주목된다. 크게 보면 경우의 수는 허창수 회장이 유임하게 되는 경우와 새 인물이 맡게 되는 경우로 나뉜다. 허 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허 회장은 지난해 5번째로 유임하며 전경련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과 함께 최장수 전경련 회장으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몇몇 인물들이 거론되긴 했지만 후임자를 찾는 게 어려워 결국 허 회장이 한 번 더 맡게 됐던 것이다.
이미 5번이나 유임했지만 허 회장이 한 번 더 임기를 이어갈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일단 전경련 내규 상 한 번 더 하게 되더라도 문제가 전혀 없다. 또 지난해 말 GS그룹 회장직에서 용퇴했지만, 원래 전경련 회장은 기업인이 아닌 외부인도 맡을 수 있기에 문제는 없다. 오히려 GS그룹 회장직을 탈퇴해 더욱 전경련 회장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경제단체장은 그룹 경영에 신경을 덜 쓸 수 있는 상황에 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위기 속 전경련을 지금까지 잘 끌고 오고 있다는 점도 유임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전경련이라는 조직 특성을 감안하면 새로운 인물은 대기업 회장이거나 재계 원로위치에 있는 인물일 가능성이 크다. 부회장단에 몸담고 있는 인물들이 주목받는데 우선 지난번에도 회장후보로 하마평에 올랐던 신동빈 롯데회장이 주목된다. 신 회장은 2016년 국정농단 청문회에 나와 전경련 해체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신 회장은 지난 2017년 손경식 CJ회장과 함께 차기 회장으로 나서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신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70억원을 뇌물을 준 혐의에 대해 지난해 대법원에서 집행유예 확정을 받았다. 3년 전에 비해 법적 리스크도 상당히 덜어진 셈이다. 또 바이든 시대를 맞아 한일경제인들의 협력도 더 강조될 가능성이 큰 만큼, 양국 사정에 밝은 신 회장의 역할도 강조될 수 있다.
부회장단의 또 다른 인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회장을 맡을 조건은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김 회장은 재계가 세대교체에 속도를 내면서 어느덧 재계 어른이 됐다. 집행유에 기간도 끝나 내년에 경영복귀가 예상되고 그룹도 몇 차례 조직개편을 통해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체제가 어느 정도 구축 됐다는 평가다.
허나 이는 하마평일 뿐, 현재 회장 임기가 2달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도 특별한 인물이 떠오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회장 구인난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현재 그룹경영 상황 등을 감안하면 롯데, 한화 등 10대 그룹 총수들이 회장직을 맡겠다고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