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의 니콜라 협업 및 투자 철회발표로 니콜라 주가 급락
한화그룹 내년 4월말까지 보호예수라 지분 매각 불가능
니콜라 주가 변동으로 한화솔루션도 실적 급등락 가능성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수소전기차 업체 니콜라와 파트너십 계약을 철회하고 지분투자마저 포기하자 니콜라 주가가 연일 급락하고 있다.

니콜라에 투자한 한화그룹 역시 속을 태우고 있다. 당초 한화그룹이 보유한 니콜라 주식은 올해 11월말 보호예수기간이 만료될 예정이었는데 한화그룹은 주요주주로서 투자심리 안정을 위해 보호예수기간을 내년 4월말까지 6개월 연장했다. 이 때문에 니콜라 사기 의혹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와중에도 이번 사태를 지켜만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니콜라 사태로 상장사인 한화솔루션 주가 역시 맥을 못추고 있다. 특히 니콜라 주가 변동이 당기순이익 등 회계상 실적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어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 한화, 니콜라 주가 급락에 ‘발동동’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니콜라 주가가 연일 급락하면서 한화솔루션 주가도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1일 니콜라 주가는 전장보다 14.89% 하락한 17.37달러에 장을 마쳤다. 니콜라 주가는 전날 26.92% 폭락한 20.41달러에 장을 마감했는데 이틀 연속 급락한 것이다.

니콜라 주가 급락은 전날 GM이 니콜라와 약속되어 있던 파트너십 체결 및 지분투자 계획을 사실상 철회하겠다고 밝힌 것이 핵심 배경이다. 앞서 지난 9월 GM은 향후 니콜라 지분을 11%가량 취득하고 픽업트럭 '배저' 생산 및 판매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전날 GM은 니콜라에 클래스7과 클래스8 세미트럭에 사용할 연료전지 기술만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배저 생산 및 지분투자 계획은 사실상 철회했다.

GM 발표로 니콜라를 둘러싼 사기 의혹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지난 9월 힌덴부르크 리서치 등 공매도전문 기관들이 “니콜라 수소트럭은 사기극”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니콜라 주가는 급락하고 창업자인 트레버 밀턴이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난 바 있다.

불똥은 국내로도 튀고 있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사장이 적극적 역할을 맡은 가운데 2018년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을 통해 각각 5000만달러씩 총 1억달러를 니콜라에 투자했다. 한화에너지 자회사인 한화USA와 한화종합화학 자회사인 한화종합화학USA가 합작해 그린니콜라홀딩스를 세우고 그린니콜라홀딩스가 니콜라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현재 그린니콜라홀딩스의 니콜라 보유지분은 5.84%이고 매입가격은 주당 4.5달러 수준이다.

코스피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한화솔루션 주가는 이번 니콜라 사태 여파로 맥을 못추고 있다. 전날 0.84%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0.53% 떨어진 4만7100원에 장을 마쳤다. 한화솔루션은 한화종합화학 지분 36.05%를 가지고 있는 모회사다.

한화그룹은 니콜라 주요주주로서 보호예수가 끝나는 내년 4월말까지 니콜라 주식을 매도할 수 없다. 당초 한화그룹의 보호예수기간은 11월29일까지였는데 지난 9월 힌덴부르크 리서치 사건이 불거지자 한화그룹은 투자심리 개선을 위해 주요 주주들과 함께 보호예수기간을 내년 4월까지로 연장했다. 결과적으로 보호예수기간 연장이 운신의 폭을 줄인 셈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현재까지 니콜라 지분 매각에 대한 계획은 잡혀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 한화솔루션 실적급변동 우려도

니콜라 주가가 17달러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한화그룹의 주식매입가가 주당 4.5달러이기에 아직 이익을 내고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니콜라 주가 변동이 한화계열사 실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에게 혼란과 불안을 줄 수 있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상장사인 한화솔루션은 이러한 리스크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590억원, 당기순이익 640억원을 냈지만 2분기에는 영업이익 1285억원, 당기순이익 1473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솔루션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0%가 급증한 수치다. 한화솔루션은 2분기 실적발표 당시 “당기순이익 급증은 자회사 한화종합화학이 보유한 니콜라 지분 상장에 따른 평가차익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통상 기업이 타 회사 지분을 20% 이하로 취득할 경우 기업은 이를 단기매매증권(단기금융상품) 혹은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할 수 있다. 1년 이내에 사고팔아 투자차익을 거둘 목적이라면 단기매매증권으로 분류하고 장기보유가 목적이라면 매도가능증권으로 구분한다. 일반적으로 금융사가 사들이는 지분증권은 대부분 차익을 남기고 팔기 위한 목적이기에 단기매매증권으로 분류하고 일반회사가 취득하는 지분은 경영협력 등의 목적이기에 매도가능증권으로 구분한다.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되면 지분평가에 따른 손익이 당기순이익이 아닌 기타포괄손익이라는 자본계정에 반영된다. 하지만 단기매매증권으로 회계처리할 경우 주가 변동에 따른 평가손익은 회사의 손익계산서에 반영되어 당기순이익에도 영향을 끼치고 모회사의 당기순이익에도 지분법으로 반영된다.

한화솔루션의 설명을 놓고 보면 그린니콜라홀딩스는 보유지분을 단기매매증권으로 분류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한화솔루션→한화종합화학→한화종합화학USA→그린니콜라홀딩스의 지배구조이기에 그린니콜라홀딩스의 당기손익은 궁극적으로 한화솔루션의 연결기준 당기손익에도 반영되는 구조인 셈이다. 물론 이는 회계상 수치일뿐 실제 손익은 아니다.

니콜라 주가 추이/사진=구글
니콜라 주가 추이/사진=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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