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전년 대비 순이용자 수 감소···“이용자 기반 약해 수익화 힘들 것”
“미디어 사업 기획 노하우, KTH 그룹 시너지 긍정적”

​라이브 커머스 방송 화면. / 사진 = 카카오
​라이브 커머스 방송 화면. / 사진 = 카카오커머스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KT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시즌’으로 라이브 커머스 시장 진출 ‘초읽기’에 들어갔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된다. KT 라이브커머스 전망은 엇갈린다. 이용자 기반이 약해 사업 경쟁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과 미디어 사업 기획 노하우와 KTH와 협업을 통한 시너지가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이다.

2일 KT는 이달 중 시즌에 라이브 커머스 전용관 ‘쇼핑Live’를 선보인다. KT는 막바지 조율에 들어갔다. 홈쇼핑사 협의하고 빅데이터에 기반한 사용자 맞춤형 커머스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차별화도 내세웠다. 모바일 시장을 겨냥해 세로형 라이브 방송을 제공하고 방송 중 이용자와 판매자(MD) 간 실시간 소통부터 물품 구매·결제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KT 관계자는 “현재 홈쇼핑 카테고리가 따로 있는데 이달 중 이와는 별개로 커머스 전용관을 만들 예정”이라며 “대형 홈쇼핑사들과 협업이 기본이지만 네이버 쇼핑 라이브와 같이 중소사업자들의 진입도 열려있는 채널”이라고 밝혔다.

라이브커머스는 TV홈쇼핑처럼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을 통해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온라인 채널을 말한다. 홈쇼핑과 달리 시청자와 실시간 소통하며 진행하는 양방향 미디어 커머스다.

◇ KT, 누적 시청횟수 3000만 네이버·1000만 카카오와 정면승부

유통업계는 라이브 커머스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3조원대 규모로 급성장했다고 추정했다. 오는 2023년까지 6조~8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도 전망했다.

KT가 라이브 커머스 진출을 선언하면서 네이버, 카카오 등 한발 앞서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 진출한 플랫폼 업체들과 정면승부를 펼치게 됐다.

네이버는 지난 3월 말 '라이브 커머스 툴'로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어 7월 말 이를 ‘쇼핑 라이브’란 별도의 서비스로 개편했다. 네이버 쇼핑 라이브는 지난 8월 참여자 수와 거래규모가 서비스 초창기 대비 각각 120%, 150% 늘었다. 누적 시청 횟수는 3000만을 넘어섰다.

지난 5월 베타 서비스를 거쳐 10월 정식 출범한 카카오 쇼핑 라이브 역시 누적 시청 횟수가 1000만회를 넘어섰다. 카카오 쇼핑 라이브는 카카오톡 채팅창 안에서 실시간으로 영상을 시청하며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일종의 '카톡판 홈쇼핑'이다. 하루 1~2회 큐레이션해 방송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방송 당 평균 시청 횟수는 약 11만회에 달한다. 지난 10월 기준 5월 대비 거래액은 21배, 9월 대비 거래액도 2.5배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보였다.

이밖에 이커머스 시장 1위인 쿠팡도 전담팀을 신설하고 인력을 채용하는 등 라이브 커머스 출시를 앞뒀다.

◇ “KT ‘시즌’ 이용자 기반 약해 경쟁 쉽지 않을 것”

KT의 라이브커머스 경쟁력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플랫폼 업체들이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것과 달리 후발주자인 KT의 경쟁력은 다소 부족하다는 시각도 있다. 라이브 커머스 시도가 사업 다각화 측면에선 의미 있을 수 있지만 실제 수익화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란 평가다.

이같은 전망의 배경에는 이용자 기반이 있다. 플랫폼 업체와 비교해 OTT 시즌은 이용자 기반이 부족하다. 특히 시즌이란 플랫폼에 들어가야만 라이브 커머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접근성 측면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실제 네이버 쇼핑 라이브의 강점은 높은 접근성과 편의성에 있다. 네이버는 검색, 동영상 서비스 등 네이버가 가진 강점을 이용해 쇼핑 고객들을 대상으로 접근성을 높였다. 그 덕분에 네이버란 플랫폼이 업계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또 별도의 카메라 장비나 스튜디오 없이도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입 장벽이 낮다.

카카오 쇼핑 라이브도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통해 이미 확보된 이용자층이 두텁다. 라이브 방송이 있을 때마다 푸시·알람 메시지를 통해 빠르게 시청자를 끌어 모으고 있다.

반면 시즌은 국내 OTT 서비스 기준으로만 봐도 웨이브, 티빙 등에 밀리는 등 시장 경쟁력 확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시즌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07만명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276만명이었던 것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웨이브’는 387만명, ‘티빙’은 254만명을 기록했다.

이를 이유로 라이브 커머스 업계 관계자들 역시 “네이버의 경우 검색 등으로 이용자가 락인돼 있고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통해 비슷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쿠팡 역시 새벽배송에 대한 니즈가 있는 고객이 락인돼 있어 라이브 커머스 사업에 시너지가 나는 것”이라며 “라이브 커머스의 경쟁력은 기존 플랫폼 이용자가 어느 정도 되느냐에 의해 좌우될 텐데, OTT 시장만 놓고 보면 넷플릭스에 대부분 콘텐츠가 치중돼 있어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OTT 등 미디어 사업 경험 노하우, KTH 그룹 시너지 강점될 것”

일각에선 KT가 OTT 등 미디어 사업 기획 노하우가 많다는 점과 그룹사인 KTH가 보유한 상품 수급, 마케팅, 배송, 관리 등 유통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라이브 커머스 사업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유료방송이 아니더라도 상품을 판매하는 콘텐츠가 인터넷망을 통해 전달되는 게 라이브 커머스의 특성이다. 기존 유료방송과 OTT의 관계와 TV홈쇼핑과 라이브 커머스의 관계가 유사하다”며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OTT나 미디어 사업 경험이 있는 KT의 사업 기획 노하우는 라이브 커머스 사업 기획에 강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KT는 KTH라는 디지털 홈쇼핑 사업자가 있다. KTH와 연계해 상품을 끌어오는 등 시너지 효과도 기대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 T커머스 서비스인 ‘K쇼핑’을 선보인 KTH는 지난해 통합 IT 인프라 환경인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여 빅데이터 분석 기반 상품 통합관리, 편성, 마케팅 분석체계를 갖추고 대규모 유통 사업자로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지난 9월에는 유튜브와 같은 미디어커머스 플랫폼인 ‘TV MCN’을 론칭하고 클라우드 솔루션을 적용해 개인 선호채널 설정을 가능하게 하는 등 기술적 차별화를 통해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켰다.

여기에 최근 TV를 넘어 모바일 커머스 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모색 차원에서 KT엠하우스와 합병을 통해 KT 그룹의 디지털 커머스 전문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